민주당 원내대표 출사표 김태년 의원 “간사로, 정책위 의장으로 늘 정치일선에 서 있었다”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지난 3월 중순 더불어민주당과 야3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할 선거제 개혁법안을 합의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인물은 민주당 김태년 의원(경기 성남 수정)이었다. 20대 총선의 룰을 만든 국회 정치쇄신특별위원회에서 그는 민주당 간사였다. 선거구 획정의 미묘한 셈법을 알고 싶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인터뷰를 뒤로 미뤘다. 4·3 보궐선거를 마치고 나서야 인터뷰 일정이 잡혔다. 김 의원은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다. 노웅래·이인영 의원과의 3파전이 예상되고 있다. 김 의원을 지난 4월 9일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인터뷰 주제는 원내대표 선거가 될 수밖에 없었다. 선거를 앞둔 그는 “야당 시절부터 간사로, 정책위 의장으로 늘 일선에 서 있었다”고 자신의 장점을 강조했다.

민주당 원내대표 출사표 김태년 의원 “간사로, 정책위 의장으로 늘 정치일선에 서 있었다”

-지난 1월 정책위 의장을 그만뒀다. 그때 이미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한 것으로 해석됐다. 문재인 정부의 여당 정책위 의장으로서 거둔 성과는 무엇인가.

대통령 임기 초기에 국정과제를 설계하면서 성과를 만들어 냈다. 국정기획위에서 향후 5년간의 로드맵을 만들었다. 혁신적 포용국가의 큰 설계 그림을 그렸다.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이 초기 단계의 성과를 거뒀다.”

-일자리 감소와 관련해 소득주도성장론에 대해서는 야당의 비판이 거세다.

“논쟁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소득주도성장이 일자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고 분석하는 보고서는 없다. 단지 체감으로 느낀다고 할 뿐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비판이 많았는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면밀히 분석해봐야 한다. 시장의 수용성을 살펴보자는 것이다. 나머지 정책은 시빗거리가 없다. 다만 정쟁의 도구로 프레임을 짜고 있다. 경제는 대외적 여건을 비롯해 종합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진단을 왜곡하면 처방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공격이다.”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서 3파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두 후보에 대한 평가는?

“이인영 의원은 30년 친구다. 어쩌다 보니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됐다. 이 의원은 젊은 시절 순순한 열정을 그대로 올곧게 간직하고 있다. 지금은 남북경협특위 위원장으로 통일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노웅래 의원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으로 여야를 뛰어넘어 두루 원만하게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의원만이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늘 일선에서 일을 해왔다. 야당 시절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 정치쇄신특위 간사, 예산결산특별위 간사를 맡았다. 그리고 20개월 동안 여당 정책위 의장을 맡아 여당의 국정과제를 수행했다. 교문위 간사 때는 누리과정이 최대 이슈였다. 당시 야당으로서 누리과정 재원 지원에 꿈쩍도 하지 않은 여당을 움직여 상당 부분을 국고에서 부담하도록 했다. 예결위 간사와 정책위 의장 때는 추경까지 포함해 모두 다섯 번의 예산안 협상을 책임졌다. 정치쇄신특위 간사 때에는 보궐선거 연 2회를 1회로 줄였다. 그리고 온라인 입당을 합법화한 굵직굵직한 경험이 있다. 그때그때마다 우리 당의 정책 목표를 실현해왔다. 일련의 과정에 대한 주위의 평가가 그렇다. 그런 평가를 들으면 제 자신은 기분이 좋았다. 행복했다. 일과 관련해서는 능력이 있다, 일을 맡으면 책임을 갖고 성과를 내더라며 점수를 잘 준다. 그래서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것이다. 결과는 잘 나올 것으로 낙관한다.”

-당대표와 너무 가까운 사람이 친정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우려도 있다.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호흡을 잘 맞춘다면 여러 가지 정국 현안을 푸는 데 장점이면 장점이지, 단점이 될 수 없다. 유능한 집권여당에는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다.”

-노웅래 후보는 비문(非文)이라고 알려져 있다. 친문 표를 놓고 김 의원과 이인영 의원이 격돌하는 셈이 됐다.

“언론에서 기사를 쓰기 위해서 친문, 비문으로 분류한다. 이해 못하는 바가 아니나 잘 맞지 않는다. 게다가 실제 원내대표 선거는 그런 식으로 표심이 흐르지 않는다. 국회의원들은 어떤 ‘그루핑’으로 원내대표를 뽑지 않는다. 최소한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그렇다. 그래서 도식화 분류는 맞지 않다.”

-정책위 의장을 했기 때문에 현안에 대해서 누구보다 더 잘 알 것 같다. 어떤 일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나.

“민생 챙기기가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미세먼지 대책과 경제활력 제고, 산불 지원대책이 필요하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한국 경제를 진단하면서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추경이 우선적 과제다. 권력기관 개혁입법도 역시 중요하다. 유치원3법과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 통과도 중요하다.”

-야3당과의 패스트트랙 협상이 지지부진하다. 바른미래당이 기소권 없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안’(공수처법)을 주장하고 있다.

“지금 홍영표 원내대표가 임기 중이고, 우리 당 의원들의 동의하에 판단하고 선택할 문제다. 차기 원내대표에 출마하면서 공개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고 본다. 다만 기소권을 분리해 수사대상한테 준다는 것에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공수처를 만들려고 했던 취지에 비춰보면 적절한 제안은 아니다.”

-만약 원내대표가 된다면 제1야당의 협상 파트너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다.

“협상은 유연하게 해야 한다. 당·정·청의 원만한 사전 조율이 있어야 하고, 야당의 부당한 요구에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나 원내대표가 협상답게 했으면 좋겠다. 원내대표가 된다면 협상을 직접 해봐야 알겠지만, 저는 협상을 잘하기로 공인된 사람이다. 협상할 때마다 성과가 있었다. 예산을 놓고 정책과 예산에 해박한 논리를 갖춘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과 협상하기도 했다. 야당일 때든 여당일 때든 협상을 할 때마다 (상대방에게) 밀렸다는 평가를 받지 않았다. 나 원내대표가 어려운 협상 파트너라면 그럴수록 협상을 잘했다고 평가받은 제가 적임자가 아닌가 생각한다.”

-지난 19대 국회 때 정치쇄신특위 민주당 간사를 맡으면서 선거구 획정 등 어려운 일을 해냈다. 선거 룰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잘 알 것으로 생각된다.

“상대가 있는 현안이라서 어떻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전망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선거 룰을 정하는 것은 의원 간, 지역 간, 정당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어려운 과제일수록 동의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혀야 한다. 이런 점에서 선거제 개혁안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태도는 바람직스럽지 않다. 지난 연말에 한 약속을 어기고 몽니를 부린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비례대표제를 폐지하자고 하는 것은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그렇게 국회를 대하면 안 된다. 서로 진지하게 진정성을 갖고 협상을 하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번 원내대표는 내년 5월까지 임기로, 내년 총선의 승패와도 맞물려 있다.

“그동안 국정과제들을 하나씩 해결해가는 성과를 만들고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내는 것이 원내대표의 총선 전략이 될 것이다.”

<글·윤호우 선임기자 hou@kyunghyang.com 사진·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