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강특위 위원이 되기 전이나 된 후에도 독설은 계속돼
“나는 비대위가 코미디라고 생각한다. 한국당의 정체성이 완전히 흔들려 버렸다. 그런 정당에 나 같은 보수주의자가 들어가서 뭘 하겠느냐.” 석 달 전인 7월 5일 전원책 변호사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렇게 말했다. 당시 전 변호사는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후보 물망에 올랐다.

2012년 5월 당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새누리당 제1차 전당대회에서 당기를 들고 있다. / 강윤중 기자
김병준 비대위가 탄생했을 때 전 변호사는 못마땅한 시선을 보냈다. “한식집이 망했다고 해서 맞은편 중국집 주방장을 모셔와서 점검하자는 모양새”라는 것이다. 이랬던 그가 김병준 비대위의 ‘칼잡이’가 됐다. 전 변호사는 ‘쿨하게’ 김 위원장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바뀌었다고 답했다. “몇 번 만나 이야기해보니 범보수주의 틀 안에 있는 분이더라.”
한국당의 중요한 키워드는 여전히 ‘박근혜’다. 전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지난 10월 15일 입장문을 내고 한나라당의 2012년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를 ‘보수 침몰의 시작’으로 규정했다. 15일 입장문은 조강특위 외부위원 이름으로 발표됐지만 사실상 전 변호사의 의견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전 변호사의 지난 발언과 궤를 같이한다.
김병준 위원장에 대한 생각은 바뀌어
그는 2012년 2월 “박근혜 위원장의 제일 큰 덕목이 정직, 신뢰, 원칙 아닙니까. 믿긴 뭘 믿어요. 내놓은 정책이 전부 좌파 정책인데”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이 승리했다고 평가한 2012년 총선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이어갔다. “박근혜 리더십이 나타난 곳은 결국 충청권밖에 없지 않나요. 충청권 역시 육영수 여사의 향수가 있는 곳입니다.”
2017년 1월에는 “이제는 지식이 있는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 요새 정부가 한없이 타락하고 있는 걸 보며 자리의 중요성을 또 한 번 느꼈다”고 비판했다.
박 전 대통령만큼은 아니지만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에 대해서도 전 변호사는 못마땅한 시선을 보여왔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패배한 홍 전 대표를 두고 “본래의 직업으로 돌아갔으면 한다. 변호사 개업을 하라”며 “2011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나경원 의원이 낙선했을 때 홍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집에 가서 쉬세요’라고 했다. 본인도 본인이 한 말을 그대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홍 전 대표가 이끈 지난 6·13 지방선거에 대해 “홍 대표가 생각이 있다면 앞으로 정치적 발언을 하는 태도 혹은 행동을 조금 바꿀 필요가 있지 않느냐 그런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홍 전 대표와 김무성 의원을 두고 “큰 그릇이라면 알아서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전 변호사는 자신이 ‘정체성을 잃어버린 정당’ ‘코미디’라고 비판했던 당에서 칼잡이를 맡게 됐다. 박 전 대통령을 어떻게 볼 것인가를 두고 ‘끝장토론’을 제안했고, 16일 <주간경향>과의 인터뷰에서는 홍 전 대표를 비롯한 중진들을 두고 “이분들이 작은 것에 집착하면 게임이 추해진다”고 비판했다. 이어지는 ‘독설’만큼 칼끝도 독할까. 정계가 전원책을 주목하고 있다.
<이하늬 기자 han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