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확정판결 늦어져 예상보다 선거판 작아질 가능성
그나마 새누리당 우세지역 많고 공안정국 겹쳐 야당 위축
10·30 재·보궐선거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재·보선은 내년 6월 지방선거의 전초전 성격을 갖는다. 또한 10월 재·보선은 그 결과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향후 행보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4월 재·보선에서 안철수 무소속 의원, 김무성·이완구 새누리당 의원과 같은 거물급 정치인들이 국회에 입성했다.
최대 11곳… 5∼6곳만 치를 수도
이번 재·보선은 4월 재·보선보다 판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선거가 확정된 곳은 경기 화성갑과 경북 포항남·울릉군 2곳이다. 경기 화성갑은 고희선 새누리당 의원이 지병인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보궐선거가 예정돼 있다. 경북 포항남·울릉군의 경우 김형태 무소속 의원이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을 확정받으면서 재선거 지역이 됐다.
2곳 외에도 추가로 9곳 지역구의 현역 의원이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판결받고 대법원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재·보선 후보지역은 경기 2곳, 인천 2곳, 서울,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각각 1곳 등 전국에 걸쳐 있다.
![[정치]10·30 재보선은 싱거운 게임?](https://img.khan.co.kr/newsmaker/1044/20130924_1044_A59a.jpg)
지역 분포로만 보면 미니 총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대법원이 공직선거법 상의 규정을 어기고 늑장 판결을 하고 있어 예상보다 10월 재·보선에 걸린 의석수가 적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직선거법 제270조 ‘선거범의 재판기간에 관한 강행규정’에 따르면 대법원은 2심 판결 선고가 난 이후 3개월 이내에 판결을 내려야 한다. 법대로라면 9월 12일까지 6명의 지역구 의원에 대해 대법원이 확정판결을 내렸어야 했다.
또한 재·보선 대상지역이 되려면 선거 1개월 전까지 대법원으로부터 해당 지역구 의원이 당선무효형 선고를 받아야 한다. 늦어도 9월 30일까지는 대법원이 판결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12일 현재 추석 이후 예정된 대법원의 9월 공판 일정은 26일이 유일하다. 이 때문에 10월 재·보선에서 현재 확정된 2곳의 지역구 외에 3~4곳 정도가 추가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정치권은 이미 재·보선 준비에 착수했다. 새누리당은 5일 홍문종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한 공직후보자추천심사위를 구성했다. 경기 화성갑 지역구에는 여기에서 18대 의원을 지낸 김성회 전 의원이 이미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경북 구미갑에는 새누리당만 해도 9명의 예비후보가 선관위에 등록했다.
민주당도 11일 박기춘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공심위 구성안을 확정했다. 통합진보당과 정의당도 10월 재·보선에 참여할 뜻을 밝혔다. 야권이 10월 재·보선에서 승리할 경우 새누리당(현재 153석)의 국회 과반 의석수가 무너질 수도 있다.
![[정치]10·30 재보선은 싱거운 게임?](https://img.khan.co.kr/newsmaker/1044/20130924_1044_A58a.jpg)
하지만 10월 재·보선은 야권에게 계륵이다. 현재 재·보궐 후보지역 11곳 중 6곳은 최근 선거 결과에서 새누리당의 손을 들어준 지역이다. 야권이 우세를 보인 5곳(호남 2곳, 경기 수원을, 서울 서대문을, 인천 계양을) 중 3곳은 2심 판결이 난 지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이번 재·보선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
재·보선 지역구가 새누리당 강세지역인 데다 최근 터진 ‘이석기 파문’도 악재다. 안규백 민주당 10월 재·보선 기획단장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재·보선 지역 자체가 새누리당 의원 지역들이라 쉽지 않다. 또 공안정국이 조성된 것도 쉽지 않은 이유”라고 말한 바 있다. 그래서인지 ‘재·보선은 여당의 무덤’이라는 속설에도 불구하고 그 흔한 정권 심판론도 잘 들리지 않는다.
야당 거물들 아직은 “출마 뜻 없음”
지난 4월 재·보선에서 국회의원이 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행보도 관심사다. 그동안 안 의원은 10월 재·보선에 참여할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안 의원은 5일 인천을 방문해 “좋은 사람을 영입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는 뜻을 밝힌 데 이어 9일에는 경기도 수원을 방문해 “10월 재·보선을 대비해 인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거물의 재등장도 주목된다. 새누리당에서는 서청원 전 친박연대 대표와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출마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아직 두 사람은 출마할 지역구를 고르는 중이다.
민주당에서도 손학규, 정동영 상임고문의 10월 재·보선 출마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현재까지는 출마할 뜻이 없음을 밝히고 있다.
<백철 기자 pudmaker@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