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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측근 3인방’ 누가 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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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만 총무, 정호성 1부속실, 안봉근 2부속실… “대선 때 비판받던 ‘인의 장막’ 재연 우려”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 3인방’으로 불리는 이재만 전 보좌관, 정호성 전 비서관, 안봉근 전 비서관이 청와대에 입성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한 1998년부터 지금까지 15년 가까이 박 대통령을 보좌해 왔다. 이재만 전 보좌관은 청와대 총무비서관으로 비서실 전체의 인사 및 재무를 담당한다. 한마디로 청와대의 살림을 총괄하는 셈이다. 정호성 전 비서관은 청와대 제1부속실 비서관으로 대통령의 모든 일정과 접견 및 각종 보고서 업무를 총괄한다. 안봉근 전 비서관은 청와대 제2부속실 비서관으로 각종 민원을 담당하게 됐다.

2월 25일 국회에서 열린 제18대 대통령 취임식. | 청와대사진기자단

2월 25일 국회에서 열린 제18대 대통령 취임식. | 청와대사진기자단

“세 사람 중 1인자 없어 권력투쟁 가능성”
이들 측근 3인방에 대해서는 새누리당 내에서도 알려진 바가 별로 없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셋 다 성격이 워낙 과묵한 편이다. 보좌관들 사이에서도 얼굴만 알고 있을 뿐, 말을 나누거나 친하게 지내는 보좌관들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보안을 강조하는 박 대통령의 스타일 상 과묵하게 일하는 이들의 성향이 박 대통령의 신뢰를 살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측근 3인방 불화설’도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세 사람 중에 1인자가 없다. 그렇다 보니 내부에서는 권력투쟁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각자의 업무 영역이 다르기 때문에 권력투쟁은 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1998년부터 15년 가까운 세월 동안 박 대통령을 함께 보좌할 수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이재만 전 보좌관은 정책을 담당했고, 정호성 전 비서관은 메시지를, 안봉근 전 비서관은 일정을 담당했다. 이재만 전 보좌관은 3인방 중의 맏형격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기간 중 새누리당 내에서는 박근혜 당시 후보에게 정책 제안이나 ‘법안 동의 서명’을 받기 위해서는 이재만 전 보좌관을 통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이 전 보좌관은 대통령직 인수위 기간에 내각 및 청와대 인사검증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깜깜이 인사’가 계속되던 인수위 기간에는 이재만 전 보좌관이 박근혜 당선인 자택 근처의 삼성동 팀에서 인사 검증을 도맡아 하고 있다는 추측도 제기됐다.

정호성 전 비서관은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고 있다. 정 전 보좌관은 1998년부터 박 대통령을 보좌하며 메시지나 연설·기록 등을 담당해 왔다. 그런 만큼 박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대개의 의원들은 연설이나 보도자료 등 글 쓰는 보좌관을 가장 신뢰할 수밖에 없다. 글에 의원 자신의 생각이 제대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라며 “박근혜 대통령도 그런 점에서 3인방 중 정 전 비서관을 자신의 ‘복심’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선거기간 중에도 박근혜 대통령의 출마선언문, 과거사 논란에 대한 입장 표명 등 굵직한 이슈들은 모두 정 전 비서관의 손을 거쳐 완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호성 전 비서관이 당초 거론됐던 연설기획비서관 대신 비서 중의 핵심 자리인 제1부속실 비서관이 된 데에는 자신의 ‘복심’이라는 박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근혜 정부의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 (왼쪽부터) | 경향신문

박근혜 정부의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 (왼쪽부터) | 경향신문

선거 때 3선급 의원 정도 권력이란 소문 나돌아
지난 대선기간 중 후보의 동선을 짰던 안봉근 전 비서관의 공 또한 크다는 분석이다. 선거 이후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대선 패배의 한 요인으로 ‘후보의 동선’을 꼽았다. 그는 “문재인 후보는 젊은층이 많이 모이는 도심을 많이 갔다. 그게 방송 화면에는 좋게 나왔을지 모르지만 지역의 바닥 민심을 끌어오는 데는 실패했다”고 말했다. 반면 박근혜 후보는 각 지역의 도심 외에도 강원도나 충청도 등의 작은 단위 지역까지 샅샅이 훑어나가는 방식으로 바닥 표심을 끌어모았다는 것이다. 경선 후보 시절부터 후보의 모든 동선을 짰던 안봉근 전 비서관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영부인을 담당해 당초 폐지가 논의됐던 제2부속실은 안 전 비서관의 담당 하에 민원 관리 기능을 맡으면서 청와대의 핵심 부서가 됐다.

이들 3인방은 선거기간 중에는 ‘3선급 의원 정도의 권력’이라는 평을 들으며 ‘인의 장막’ ‘문고리 권력’으로 당 안팎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과거 역대 대통령들의 최측근들은 줄줄이 부정·부패에 연루됐다는 혐의로 좋지 못한 결과를 얻은 선례가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지금의 제1부속비서관으로 볼 수 있는 김희중 전 제1부속실장이 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돼 징역형을 받았다.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도 내곡동 사저 관련 의혹으로 수사를 받았다. 참여정부에서는 최도술 정무수석비서관이 금품비리 사건에 연루돼 결국 구속됐다. 대선기간 중 ‘숨은 실세’로 불려온 이들의 청와대 입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박송이 기자 p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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