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은 정봉주를 이은 ‘미래권력’이 될 수 있을까. 민주통합당은 지난 14일 4·11 총선 서울 노원갑 후보로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 진행자인 김용민씨를 전략공천했다. 김씨는 이날 민주당에 입당해 총선 출마 입장을 밝하면서 “4월에는 국민이, 야권이, 노원구가 웃도록 하겠다. MB 정권을 반드시 끝장내겠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갑은 현재 수감 중인 정봉주 전 국회의원의 지역구이다. 정 전 의원은 김씨를 민주당의 노원갑 후보로 강력하게 추천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당내 경선을 치르지 않고 곧바로 총선 무대로 직행하는 김씨가 지역구에서도 정 전 의원의 후광을 입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상호 민주당 전략홍보본부장은 김씨를 전략공천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SNS를 통해 우리 주장을 알릴 수 있는 대표적인 인물로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김용민
정치신인인 김씨가 총선에 나서기로 결정한 이유는 ‘정치적 탄압’ 때문이다. 김씨는 ‘나꼼수’ 호외 4회에서 “정봉주를 지켜주지 못했다. (나꼼수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찮은 네 남자의 수다가 이렇게도 큰 죄가 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며 나꼼수 측에 대한 탄압에 맞서기 위해 출마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씨는 입당 전날인 13일 서울 중앙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나경원 전 의원 측이 나꼼수 진행자 3명을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김씨를 포함한 나꼼수 측은 자신들을 둘러싼 일련의 고발과 수사 과정을 의도적인 탄압으로 해석하고 있다.
김씨가 공식적으로 출마 입장을 밝히기 전부터 그의 출마 소식은 이미 퍼져 있었다. 김씨의 출마를 두고 트위터를 비롯한 온라인 상에선 다양한 반응이 오가고 있다.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교수는 트위터에 “김용민의 출마를 지지한다. 그는 출마를 통해 개인적으로 잃게 될 많은 것을 알고 있다. 나는 그가 자신의 것을 잃더라도 우리의 것을 얻게 해주리라 믿는다”는 글을 남겼다.
반면 한 트위터 이용자는 “노원주민들 현명한 판단하세요.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면서 지역발전에 이바지할 사람 뽑는 거지 선동전문가를 뽑는 게 아닙니다”라며 김씨의 출마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한편 한 매체는 16일 김씨가 작년 12월의 나꼼수 방송에서 “나는 봉주 형의 ×(남성의 성기를 일컫는 말)이 될래”라고 말한 것을 들추어내며 김씨가 욕설과 비속어를 남발한다는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김씨는 총선에 나서면서 자신에게 돌아올 비판을 의식한 듯 “지역구의 사유화, 정치의 희화화, 이런 비판들 그대로 어깨에 짊어지겠다”면서 “저의 싸움을 고작 지역구 하나 지키는 일로 여기지는 말아달라. 그런 작은 이익, 안중에도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총선 기간 중에도 나꼼수 진행과 편집에 계속 관여할 것인지를 묻는 물음에 “선관위의 유권해석을 받아보고 문제가 없다면 그만둘 이유가 없다”며 앞으로도 나꼼수 방송에 참여할 계획이 있음을 밝혔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