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정세균 대표 “정동영, 민주당 복당 쉽지 않을 것”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커버스토리]정세균 대표 “정동영, 민주당 복당 쉽지   않을 것”

“국민들로부터 민주당이 다시 관심을 받으려면 지도층부터 자기 몫을 챙기려 하기보다 자신의 것을 버리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지금까지 지역구인 무주·진안·장수·임실에서 4선했던 기득권을 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그의 정치 인생에서 대권 가도를 향한 승부수를 던졌다. 정 대표는 정치적 동지이자 라이벌인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전주 덕진 출마를 막기 위해 차기 총선에서 텃밭인 ‘호남 불출마’ 카드를 던졌다. 하지만 정 전 장관은 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4·29 재·보선의 결과는 정 대표의 운명을 결정하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정 대표의 정치적 도박은 과연 성공할 것인가, 정 대표의 구상을 들어봤다.

차기 총선에서 호남에 불출마한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한마디로 말하면 기득권 포기다. 민주당이 2006년 5·31지방선거 이후 지지율이 10%대에 머무는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로부터 민주당이 다시 관심을 받으려면 지도층부터 자기 몫을 챙기려 하기보다 자신의 것을 버리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지금까지 지역구인 무주·진안·장수·임실에서 4선했던 기득권을 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정 대표는 ‘호남 불출마’ 선언으로 배수의 진을 쳤지만 정동영 전 장관이 민주당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결행했다.
“정 전 장관에게 10월에 나오거나 이번에 수도권에서 나오라고 했다. 정 전 장관이 이번에 전주 덕진으로 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얘기가 많이 나왔다. 특히 수도권 등 취약 지역에서 다음 선거를 준비하는 지역위원장들과 정치 지망생들이 그런 주장을 많이 했다. 마지막날까지 당을 설마 떠나겠느냐, 열린우리당 당의장을 두 번씩이나 하고 대선 후보를 한 분이 그렇게 한 것은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정 전 장관 측에서는 ‘호남 불출마’ 선언이 정 전 장관의 공천 배제를 위한 꼼수라고 비난했다.
“전혀 그런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도 그쪽을 비난하거나 그런 것을 자제해왔다. 그것은 내 얼굴에 침뱉기다.”

정 전 장관은 전주 덕진에서 당선하면 반드시 민주당에 복당하겠다고 했는데, 복당시켜줄 것인가.
“그런 일이 잘 이뤄지겠나. 당헌·당규도 있고, 과거의 경험도 있고 쉽지 않을 것이다.”

정 전 장관이 4·29재·보선에서 무소속연대에 이은 신당 창당설이 돌고 있다.
“그것은 민주당에 대한 적대적 행위다. 그동안 우리가 어떻게 통합했는데, 감히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나. 무소속연대설은 당을 흔들겠다고 하는 적대적인 생각이다.”

정 대표의 정 전 장관에 대한 공천 배제와 호남 불출마를 차기 대권 가도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아직까지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당 대표가 되고 나서 당을 살리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일부에서는 정 대표가 벌써 대권 플랜을 가동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는데 사실인가.
“무슨 근거로 얘기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조직을 만든 적도 전혀 없고 그런 의사를 표명한 적도 전혀 없다.”

솔직히 정 전 장관과 라이벌 의식이 있지 않나.
“(정 전 장관과는) 길이 좀 달랐다. 나는 정책 중심으로, 정 전 장관은 정치 쪽으로 매진해왔다. 처음부터 길이 달라서 지금까지 직접 경쟁했던 일이 한 번도 없다. 경쟁 의식을 느끼지는 않는다.”

정 대표는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내가 원래 정책 중심으로 활동했니까… 정책은 실력으로 하는 것이지 카리스마로 하는 것은 아니다. 정책통이 카리스마를 보일 기회는 별로 없다. 지난해 처음으로 전당대회에서 선거를 통해 당 대표에 당선했다. 그 전에는 정책 중심의 의정활동을 했고 이제는 그 영역을 정치로 넓히고 있는 중이다.”

정 대표는 손학규 전 대표 등 원외의 주요 인사들에게 10월 재·보선부터 민주당으로 들어오라고 하는데.
“그때부터는 그럴 시기다. 원외에 있는 당의 주요 인사들이 당에 들어오는 길을 열어주겠다는 뜻이다. 아직 총선을 치른 지 1년밖에 안됐다. 당의 입장에서 (정동영·손학규 같은) 지도자들은 좀 더 숙려 기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민주당은 스타가 부족하다고 하는데 스타성이 있는 인사들을 당내에서 활동하게 광장을 만들어주고, 그런 과정을 통해서 국민들로부터 인정받고, 그런 노력으로 당의 지지율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 대표와 당권파가 4월 재·보선과 6월 임시국회, 10월 재·보선 및 내년 지방선거까지 로드맵을 그려놨는데, 정 전 장관의 출현으로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고 해석한다.
“우선 이번 재·보선을 MB(이명박)정책 실패에 대한 심판이고, MB독주에 대한 견제 등과 같은 프레임을 상정했는데 차질이 생겼다. 원래 4·29재·보선에서 승리하고 그 여세를 몰아 6월 국회에서 미디어법 저지 등 입법 투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희망이었다. 이것은 올 가을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민주당이 이번 재·보선에서 패하면 지도부 교체를 위한 조기 전당대회 주장이 확산될 것 같은데.
“결과가 좋지 않으리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 이길 궁리하기도 바쁜데… 당연히 이번 선거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특히 인천 부평 을 지역은 선거 기간에 자주 왔다갔다 할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박연차 리스트와 관련해 검찰 소환의 초읽기에 들어갔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친노차별화’ 전략을 구사해야 하는 것 아닌가.
“아직 진상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표적 수사·편파 사정이 될 수 있다. 잘못된 부분도 있는 것 같고, 좀 더 상황이 드러나야 하는데 지금 예단해서 얘기할 수 없다. 성역 없이 과거의 잘못이 있으면 법과 제도에 따라 심판받아야 한다. 그러나 정치적인 목적이 있다거나 불공정 수사는 절대 안 된다. 과거 권력과 현재 권력에 각각 다른 잣대를 대서도 안 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정정국이 친노386을 흠집내고 재·보선에 영향을 끼치려고 한다는 얘기가 있다.
“타임(시간)이나 여러 가지 정황을 봐서 순수하게 보이지 않는다. 왜 하필 재·보선 전에 제대로 검증되지 않는 수사 상황이 보도돼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이런 것으로 볼 때 정말로 정치적인 목적이 있다고 본다.”

6월 임시국회의 최대 이슈는 아무래도 미디어법 처리 문제일 것 같다. 민주당 입장에서 한나라당이 미디어법을 강행 처리한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정말 치열한 (싸움) 수준을 넘을지도 모른다. 그야말로 당의 명운을 걸고 승부해야 할 때가 6월 국회다. MB악법이 국민 여론의 충분한 반영 없이 일방적으로 통과되는 일이 없도록 모든 가능한 노력을 다할 것이다.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MB악법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다.”

이번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서 김상곤 후보가 당선한 것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
“MB정책에 대한 심판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이명박 정부는 교육정책과 관련해 중산층·서민층과 동떨어진 정책을 추진해왔다. 과외비를 늘렸고 교육 격차를 심화시켰으며, 특권 교육이 판치도록 했다. 이번 교육감 선거는 MB의 교육정책에 대한 중산층·서민층의 심판이다. 앞으로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이명박 정부를 심판할 것이다.”

<글·권순철 기자 ikee@kyunghyang.com>
<사진·김석구 기자 sgkim@kyunghyang.com>

관련기사

바로가기

주간경향 댓글 정책에 따라
이 기사에서는 댓글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