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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당직자 ‘보스’ 자랑하다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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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명진-윤상현 대변인 “김문수보다 정몽준이 낫다” 언쟁

차명진 대변인(왼쪽), 윤상현 대변인

차명진 대변인(왼쪽), 윤상현 대변인

한나라당의 개혁 세력이라 할 수 있는 젊은 초·재선의원의 현 실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발생했다. 소장 당직자끼리 ‘보스’를 거론하며 잘났다고 고성이 오가는 등 불미스런 일을 벌였다는 의혹이 그것이다.

한나라당은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충남 천안시 지식경제부 공무원교육원에서 8월 28~29일 1박 2일 일정으로 국회의원 연찬회를 마련했다. 이 연찬회는 한나라당이 “정기국회에서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자”며 민주당과 일전을 불사르는 자리였다.
8월 28일 연찬회 첫날 일정을 마치고 한나라당 차명진 대변인과 윤상현 대변인이 인근 한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서로 고성을 주고받고 손지검까지 했다는 소문이 그것이다. 한나라당 18대 국회의원 첫 연찬회에서 소장파인 두 대변인의 행동이 구설에 오른 것이다.

개혁세력 현주소 드러내는 사건
이 자리에는 정몽준 최고위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과 일부 출입기자도 함께 있었다. 사건의 발단은 최근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김문수 경기지사와 정몽준 최고위원을 놓고 언쟁을 벌이던 중 일어났다. 특히 평소 술이 약한 차명진 대변인은 폭탄주를 몇 잔 마시고 만취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술에 취한 차 대변인은 이 자리에서 “김문수 만세”를 외치는 등 김문수 지사를 칭찬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윤 대변인이 옆에 앉아 있던 정몽준 최고위원을 의식해 “김문수보다 정몽준이 낫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언쟁으로 주변의 분위기가 싸늘해지자 차 대변인과 윤 대변인은 “나가서 이야기하자”며 술집 밖으로 나갔다. 이 과정에서 두 대변인 간에 다툼이 있었고, 손찌검까지 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하지만 두 사람이 손찌검을 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연찬회를 취재했던 한 기자는 “연찬회 첫날 일정이 끝난 이후 한나라당 의원들과 기자들이 근처 호프집에서 술을 마신 것은 사실이다”면서 “두 대변인 간에 벌어진 구체적인 정황을 놓고 기자들 간에도 소문만 있지 정확히 본 사람은 없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들도 “아무 일도 없었다”고 극구 부인했다. 차명진 대변인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이는 말을 부풀리기 좋아하는 사람들로부터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차 대변인은 “윤 대변인과 호흡이 잘 맞고 사이가 매우 좋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당사자인 윤 대변인도 “차 대변인과 친하니까 농담을 했다”며 “손찌검 얘기는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회식 자리에서 친한 대변인끼리 벌어진 해프닝이었다는 것이 당사자들의 증언이다.

하지만 당의 개혁 세력인 초·재선의원이, 그것도 중요한 당직자가 ‘보스’를 거론하며 논쟁을 벌였다는 것은 한나라당의 소장·개혁 세력의 현 주소를 드러내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차명진 대변인은 김문수 지사와 정치적·동지적 관계에 있다. 민중당 때부터 김 지사와 인연을 맺은 그는 김문수 후보가 경기지사로 당선하는 데 일등공신으로 활약했다. 그는 그후 김 지사의 지역구인 경기 부천 소사 지역구를 물려받았다.

윤상현 대변인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정책특별보좌관을 지냈으며 지난 17대 총선에서 낙선했다. 이번 18대 국회에 입성한 윤 대변인은 초선임에도 한나라당의 대변인으로 발탁됐다.

<정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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