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 복당한 이인제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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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대평 대표와 노선갈등 있었다”

[직격인터뷰]민주당에 복당한 이인제 의원

이인제 민주당 의원이 최근 국민중심당을 탈당하고 민주당에 복당함에 따라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20년간의 정치역정에서 통일민주당→민자당→국민신당→국민회의→새천년민주당→자민련→국민중심당(국중당)→민주당으로 여덟 차례나 당적을 바꿨기 때문이다. 이 의원이 4년여 만에 민주당으로 다시 들어간 이유는 무엇일까. 충청권의 대표 정치인 중 한 사람인 그를 5월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허심탄회한 얘기를 들어봤다.

- 민주당으로 복당하면서 8번째 당적을 옮기는 진기록을 세웠는데, 복당한 이유는.

“우선 8~9번 당적을 변경했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 어떻게 유력 일간지에서 그런 기사를 쓸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통일민주당에 입당하고 3당 합당해서 민자당이 되고, 신한국당으로 당명을 바꾼 적이 있다. 또 내가 국민신당을 창당했고 국민회의와 국민신당이 통합을 했고, 국민회의가 새천년민주당으로 승계됐다. 창당이나 정치적 통합을 통해서 자기가 속해 있던 당의 명칭이 바뀌는 것은 당적 변경이 아니다. 현재 열린우리당이 정치적으로 파산해 한나라당 독주체제가 장기화되고 있다. 한나라당과 경쟁할 수 있는 정치세력이 있어야 한다. 2000년 새천년민주당 창당주역으로서 선거대책위원장을 하면서 전국정당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의 급진좌파가 승리했다. 당시에 반미를 선동하고 급진노선을 채택하는 세력을 추종할 수 없어 민주당을 떠났다. 열린우리당이 정치적으로 파산했으니, 4년 반 동안의 생이별을 마감하고 친정으로 복당했다.”

- 민주당은 정책 중심이 아닌 지역주의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 않나.

“그것은 지금 상황만 놓고 형식적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물론 현재 지지기반은 호남이고 의원수도 얼마 안 되는 군소정당이다. 민주당을 이렇게 만든 것은 분열세력인 열린우리당과 노무현 후보의 급진 노선 때문이었다. 분열되어 나간 열린우리당이 정치적으로 파산하고 중도개혁세력이 모이면 전국 정당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 이번 보선에서 당선된 심대평 의원과의 ‘불화설’ 또는 국중당 내에서 정치적 입지가 좁아졌기 때문에 민주당에 복당했다고 보도되기도 했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다만 심대평 대표와 노선갈등은 있다. 국민중심당에 참여할 때 노선을 분명히 하고 민주적인 공당으로 당을 운영한다는 전제하에 참여했다. 국중당을 창당하고 지방 선거에서 완패했다. 올해 대선이 있기 때문에 노선을 중심으로 세력을 규합해 대선체제로 나가자고 했는데, 심 대표는 지역정당,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만 주장하면서 노선 중심의 정치를 거부했다. 지난 보선에서도 (심 대표는 나의) 중도개혁세력의 대통합론을 비난하면서 선거를 치렀다. 결국은 뜻이 맞지 않았다.”

- 심대평 의원은 보선에서 충청결정론을 주장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충청도가 캐스팅보트를 쥘 것이라고 생각하나.

“내 판단은 좀 다르다. 우선 열린우리당이 빠진 선거 구도였다. 이번에는 철저히 인물 중심 선거였다. 대전 시민들이 지명도가 높은 인물인 심대평 후보를 선택했다. 충청도가 지역주의를 갖고 대선에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라는 것이 대전시민의 민심은 아니다.”

- 현재 충청권을 대표하는 정치인은 누구라고 생각하나.

“맹주시대는 지나갔다. 충청권에 맹주는 없다. 그때 그때 이슈나 아젠다를 놓고 충청도 국회의원 23명이 각자 나름대로 큰 역할을 할 것이다.”

- 박상천 대표는 최근 민주당에서도 대선 후보를 내겠다고 했다. 이인제 의원도 민주당 대선 후보들 중 한 사람으로 거론되는데.

“현재 통합신당 건설 작업이 진행 중이니까 늦어도 6월 말까지는 민주당을 기반으로 새로운 중도주의개혁정당이 결성될 것이다. 그 안에서 대통령 후보 경선이 8~9월쯤에 있을 것이다. 창당이 먼저고 후보는 그 다음이라는 것이 확고한 생각이다. 지금은 중도개혁주의 큰 정당이 만들어지는 데 조력을 다할 것이다. 7월 초쯤 국민의 뜻을 살펴 역할을 찾아나가겠다.”

- 박상천 대표는 통합신당의 참여세력으로 정동영, 김근태, 천정배, 친노는 안 된다고 했다는 보도가 있는데.

“박 대표가 살생부를 내놓은 일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우선 중도통합정당을 만드는 데 노무현 정권하에서 국정파탄의 책임이 있는 인물이 참여하면 대선에서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는 것과 중도개혁주의 노선을 지지하는 사람들만 모여야지, 다른 노선을 가진 사람들이 참여하면 당의 정강정책이나 공약을 만드는 데 있어서 당 내에서 분란이 일어날 것을 염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중도개혁주의 깃발을 세워놓고 이에 지지한다고 스스로 말하는 사람들은 모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정에 책임이 있었던 사람들도 과오를 씻어내는 절차를 밟으면 참여가 가능하다.”

- 통합신당에 대한 구상은.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당 대 당 통합은 안 된다. 그것은 열린우리당의 연장일 뿐이다. 현재 민주당과 중도통합신당과 통합협상 결과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여기에 열린우리당 탈당파들도 협상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

- 손학규 전 경기지사도 결합이 가능한가.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을 탈당하는 상상하기 어려운 결단을 했다. 새로운 노선과 가치를 찾아서 한나라당을 떠난 용기를 높이 평가한다. 언론 보도를 보니까 손 전 지사는 독자세력 또는 독자 신당을 만들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본인의 선택이겠지만 양대 정당체제로 가는 것이 정치 안정을 위해 좋다고 본다. 중도개혁신당 창당 과정에 큰 결단을 해서 참여해주기 바란다.”

- 최근 ‘한라에서 백두를 보네’라는 책을 펴낸 것으로 알고 있는데.

“2월 초에 직접 쓴 책이다. 우선 나 자신의 정치 실체에 관해서 밝혔고, 우리나라가 어떤 나라가 되어야 할 것인가 국가비전에 관한 이야기를 썼다. 국가 비전과 목표를 향해 무엇을 개혁해야 하는지 개혁과제를 제시했다.”

<글·권순철 기자 ikee@kyunghyang.com>
<사진·김세구 기자 k3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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