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담배 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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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6갑 피는 영국 애연가 통관물량 너무 많아 세관서 압수

[월드리포트]내 담배 돌리도~

올해 57세인 브라이언 베티리지는 9살 때부터 담배를 피운 골초로 1년에 평균 4만4000개비의 담배를 연기로 날려보낸다. 의사들은 그의 초인적인 흡연 습관에 대해 한결같이 “그가 아직까지 살아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말한다.
물론 그가 아무런 문제없이 흡연을 즐긴 것은 아니다. 그동안 담배 때문에 순환기 계통에 문제가 생겨 서너 차례 병원신세를 지기도 했다. 조금 심한 헤비 스모커라는 점 외에는 보통사람과 크게 다를 것 없는 그가 밀수혐의로 고소까지 당하게 된 것은 순전히 담배 때문이다.

2004년 6월 프랑스로 건너간 그는 승용차 가득 담배를 사서 싣고 도버 해협을 건넜다. 프랑스의 담배 가격은 영국의 75%다.

그러나 실컷 담배를 피울 꿈에 부풀었던 베티리지는 세관 직원들의 제지를 받았다. 세관측은 그가 구입한 수백갑의 담배는 도저히 개인용도라고 볼 수 없는 양이라며 그에게 담배를 세관에 넘기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그는 완강하게 버텼고 결국 세관은 “판매 목적의 밀반입이다“며 담배가 실린 그의 승용차를 압수하고 그를 밀수 혐의로 고소했다.


“개인용도로 볼 수 없다“ 밀반입 혐의

이에 대해 베티리지는 “그만큼의 담배를 충분히 피울 수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건축노동자로 은퇴한 베티리지는 “하루 종일 하는 일이라고는 담배를 피우는 것과 30잔의 티를 마시고 컵을 씻는 것이다. 티 이외의 다른 음식은 거의 먹지 않으며 단지 이틀에 한번 정도 치즈 샌드위치를 먹는다. 그러니 담배만 먹고 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여전히 도버 해협 세관은 그의 말을 믿지 않는다. 이런 와중에 베티리지는 올해 1월 다시 같은 이유로 승용차를 압수당했다. 그는 “하루 최고 120개비의 담배를 피우려면 피우던 담배가 꺼지기 무섭게 다른 담배에 불을 붙일 정도로 줄담배를 피워야 한다. 담배를 피우지 않고 있으면 둔기로 머리를 때리는 듯한 두통이 밀려온다“며 “담배를 압수한 세관측의 처사는 비인간적인 행위“라고 덧붙였다.

그는 곧 자신의 승용차 두대를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재판에 나설 예정이다. 물론 그가 승용차와 담배를 돌려받으려면 프랑스에서 구입한 수백갑의 담배가 판매목적이 아님을 증명해야 한다.

앞으로 수년 내 펍(Pub)을 포함한 공공장소에서는 흡연이 금지될 예정이고 지난 50년간 총 630만명이 흡연으로 사망했다는 소식 등 흡연과 관련한 뉴스가 연일 보도될 만큼 흡연 논란은 영국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다. 이런 가운데 베티리지의 외로운 투쟁이 어떻게 귀결될지 영국인들은 호기심어린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런던/정수진통신원 jungsuj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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