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늘어나는 거짓 이력서로 호주의 직업소개소와 대기업의 입사 담당자에게 비상이 걸렸다. 지난 11월 26일 호주 AB(Australian Background)라는 사설기관이 발표한 '입사 지원자들의 이력서 작성 현황 보고'에 따르면 전체 입사 지원자 중 21%가 자신의 경력을 과장했고, 그중 범죄 경력조차 숨긴 채 응시한 경우가 60%를 차지해 큰 논란이 일고 있다. AB 자체가 이러한 거짓 이력서를 전문으로 가려내기 위해 새로 생겨난 기관이다. 이 업체의 보고서에 따르면 거짓 이력서를 작성한 지원자 대부분이 20~30대 응시자로 나타나 호주 젊은이의 정직성에 큰 문제가 있음을 드러냈다.
![[월드리포트]이력서를 믿지 마세요](https://img.khan.co.kr/nm/ContentsObject/8/8724_1_e3_1.jpg)
입사철인 요즘 계속해서 이력서 사기가 극성을 부리자 호주 정부는 급기야 "입사 지원서를 허위로 작성한 자 모두에게 벌금을 물릴 예정이며, 허위로 작성한 이력서로 입사하는 데 성공한 이들도 이후에 발각되면 회사에서 받은 소득 모두를 사기 행위로 번 것으로 간주해 압류할 계획"이라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가짜 이력서 조사 사설기관도 등장
거짓 이력서 문제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자 며칠 전 한 방송에서는 전문적으로 거짓 이력서를 작성해 활동한 사람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호주에서 유명한 로펌 회사에 거짓 이력서로 취직해 변호사로 활동해온 사라 그라소는 취직하기 위해 가짜 법대 졸업장과 변호사 자격증을 만들었다. 남들이 의심할 것에 대비해 졸업 가운을 입고 사진을 찍어 사무실에 걸어놓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시드니의 한 종합병원의 영양사로 근무하는 길리안 매케이트는 미국 유명 대학의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미국에서 정식으로 인가되지 않은 학교에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거짓 이력서가 채용현장에서 난무하자 이를 전문으로 가려내는 사설기관이 속속 나타나기 시작했다. AB의 대표인 문리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25~45%의 입사자가 거짓으로 이력서를 작성한다"고 전했다.
이렇게 거짓 이력서가 난무하는 가운데 처벌 기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많은 입사자가 남보다 자신의 이력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자신의 경력과 학력을 '조금' 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채용 담당자는 "입사자 개개인의 도덕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거짓으로 작성한 이력서 덕택에 입사한 이들도 결국에는 일을 하면서 자신의 능력이 쉽게 노출되므로 자신의 가치를 진실하게 표현하는 것이 결국 인정받는 지름길"이라고 충고했다.
시드니|김경옥 통신원 kelsy03122022@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