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사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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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육은 화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초·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에서도 그렇다. 화법 시간이 있는 대학은 서울대와 수원대 등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어릴 때 웅변을 배우는 이유도 어떻게 하면 정확하고 적합한 언어를 논리적으로 구사해 남을 설득할 것이냐가 목적이 아니라 내성적인 아이의 성격을 개조하기 위해서였다. 지금은 웅변학원의 교육방법도 많이 달라졌지만 과거에는 이것이 부모들의 인식이었고 학원의 기능이었다.

언어는 의사소통의 기본 재료다. 따라서 언어를 정확히 활용할 줄 모르면 새로운 지식을 만들기가 어렵고 이미 알고 있는 지식도 기억하고 전달할 수 없다. 토론문화가 발전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때에 중견학자 4명이 모여 대화로 만들어가는 새로운 지식창출법을 제시한 책이 나와 이목을 끈다.

〈언어 사중주〉가 그것이다. 여기에서의 사중주는 읽기, 영어, 생각하기, 글짓기, 네 분야를 지칭한다. 언어를 중시하는 책이어서 내용 자체가 대화로 꾸며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읽기, 생각하기, 글짓기의 중요성이 등장인물의 대화를 따라가다보면 새로운 지식이 쌓이도록 편집했다. 특히 소크라테스 대화법을 통한 지식만들기가 압권이다. 영어 역시 기존에 나왔던 일방적인 설명문 영어보다 훨씬 쉽고 이해하기 편하도록 편집돼 있다.

언어를 통한 창의력에 관심이 있다면 고등학생, 대학생과 일반인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자금까지 인문교양서적에 실망한 사람들이라면 더욱 신선한 자극이 될 만하다.

이 책은 지난 50년간 대학교재 등 학술전문서적을 출간해온 도서출판 박영사가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는 출판기획물 ‘언어와 창조성’ 시리즈 중 그 서막에 해당하는 에세이집이다. 기획부터 출간까지 3년여의 시간이 걸린 수작이다. 12,000원 

황인원 기자 hi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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