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여름휴가와 방학이면 산이나 바다로 떠나는 차량으로 도로가 가득 찬다. 밴쿠버의 한국 교포도 휴가철이면 농촌을 찾아 떠나는 가정이 적지 않다. 원시림이 잘 보존되어 곰이나 사슴은 물론 동물원에나 있을 법한 쿠거와 너구리 등 야생동물이 자주 등장하는 공원이 생활 거주공간에서 멀지 않은 곳에 많다고 해도, 수확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시골에서의 여름나기에는 비할 수가 없는 모양이다. 그래서 체리 수확이 시작되는 7월이면 이른 아침부터 가까운 농작물 산지를 찾아나서는 가정이 많다.
![[월드리포트]加 교포들 피서 "과수원으로 가요"](https://img.khan.co.kr/nm/ContentsObject/5/5223_1_e4-1.jpg)
과일값 폭락시기 관광상품으로 개발
밴쿠버에서 5시간을 차로 달려 도착한 오캐나겐에서 오소유스 방향으로 2~3㎞만 더 가면 'U-Pick(직접 따가세요)'이라는 표지판을 많이 볼 수 있다. 제철 과일을 싼 값에 구입할 수도 있고 도회지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과일을 수확하는 색다른 즐거움을 맛볼 수도 있는 과수원이다.
이 지역 과수원이 고객에게 직접 과일을 수확하도록 하는 이유는 이 시기쯤이면 제철 과일이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져나와 인건비를 건질 수 없을 정도로 과일 값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수확 시기를 놓친 과일은 결국 가축 사료로 사용될 뿐이어서 이 시기 과수원은 도회지 행락객이 직접 거둬들이도록 하는 관광상품을 개발했는데 이것이 도회지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것. 거둬들이지 못한 채 과일이 버려지는 것을 막고 수확하지 못한 나무에서 이듬해 소출이 떨어지는 것도 피할 수 있게 된 농가로서는 일석이조의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길을 개척한 셈이다.
신선한 과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것에 크게 만족한 도시민의 발길이 7월 체리 수확을 시작으로 10월까지 복숭아-사과-포도 수확을 위해 끊이지 않으면서 오캐나겐은 단순한 농촌 마을이 아닌 관광마을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와인축제와 열기구축제 등 다양한 볼거리가 이어지는 것도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연평균 소득 20만달러가 넘는 부농이 캐나다에 많은 것은 국가 차원의 농가지원책 덕도 있지만 천혜의 자연조건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하는 데 성공한 지역 주민의 힘도 크다. 농산물 수입 개방으로 어려움을 겪는 우리 농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밴쿠버/강영준 통신원 landfirst@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