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밖으로 나온 백제의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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톺아본 백제사 순간들

이기환 지음·주류성·3만원

[신간]세상 밖으로 나온 백제의 이야기들

서울 송파구에 있는 풍납토성은 한성백제 시기(기원전 18~기원후 475년)에 지어진 토성이다. 성곽에는 백제인의 발자국이 하나 찍혀 있다. 마치 양생 중인 콘크리트에 실수로 찍힌 인부의 발자국처럼. 발자국의 주인은 누구일까. 성 쌓기에 끌려온 백제 장정이 아니었을까. 역사 스토리텔러인 저자는 이 발자국을 보며 건국 시조인 온조왕이 농사철을 앞두고 한창 바쁜 백성을 징발해 성을 고쳐 쌓았다는 <삼국사기> 내용을 떠올린다. 또 진사왕과 개로왕이 백성을 부려 궁궐 중수 등 대형 토목공사를 벌였다가 나라를 도탄에 빠뜨렸다는 역사적 사실도 되짚는다.

2003년 전북 익산시 왕궁리 유적의 한 구덩이에서는 나무 막대기와 밤껍질, 콩류, 참외 씨 등이 나왔다. 처음에는 다들 지하창고인 줄 알았다. 흙에서 지독한 악취가 풍겨 분석해 보니 편충, 회충 따위가 다량 발견됐다. 창고가 아니라 화장실 유적이었다. 나무 막대기는 뒤처리용 막대였다. 책은 이처럼 인간미 넘치는 백제인의 모습을 보여주며 친근함을 선사한다. 누구나 편안하게 읽으며 백제 역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쓰였다.

오키나와

히가 스스무 지음·김웅기 옮김·서해문집·3만3000원

[신간]세상 밖으로 나온 백제의 이야기들

태평양 전쟁 당시 대규모 전투가 벌어진 오키나와에서 벌어진 일들과 미군 점령 이후 오키나와인들의 생활 등을 담은 그래픽 노블. 오키나와 출신의 작가 히가 스스무가 1995년 발표한 <모래의 검>과 2010년 출간한 <마부이>를 한 권으로 엮었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오키나와의 주일미군 기지 문제, 일본 본토가 오키나와를 대하는 방식의 문제 등을 지적하며 오늘날의 일본이 오키나와 주민들의 희생을 통해 이뤄졌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작가는 “오키나와는 미국과 일본을 위한 도구일 뿐이고, 우리는 그 사이를 오가고 있다. 더 나은 것을 꿈꿔 봤지만, 식민화된 사실을 인식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자연은 계산하지 않는다

로빈 월 키머러 지음·노승영 옮김·다산북스·1만6800원

[신간]세상 밖으로 나온 백제의 이야기들

어떻게 살아야 삶이 풍요로울 수 있을까. 아메리카 선주민 출신 생태학자인 저자는 나무 열매를 따면서 자연과 인간 세계의 경제 체제에 대해 생각한다. 우리는 잘살기 위해 자원을 비축하고 나누지 않으려 하지만, 숲과 나무들은 오히려 내어줌으로써 순환하고 번영한다.

동생

찬와이 지음·문현선 옮김·민음사·1만7000원

[신간]세상 밖으로 나온 백제의 이야기들

홍콩의 한 남매가 1997년 홍콩 반환부터 2014년 우산혁명, 2019년 민주화 운동까지 굴곡진 시대를 통과하는 과정을 그린 장편소설. 실제로 우산혁명에 적극 참여했다가 홍콩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저자는 “우리 도시(홍콩)의 느린 변화와 상실에 대해 기록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그래도 되는 차별은 없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지음·창비·1만8000원

[신간]세상 밖으로 나온 백제의 이야기들

국내 최초의 전업 공익변호사 단체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이 성소수자, 이주난민, 불안정 노동자, 빈민 등 제도 밖의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벌여온 치열한 법정투쟁 이야기. 저자들은 “단 한 명이라도 제도 밖의 예외적 존재로 남겨두는 것은 결코 정의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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