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성산포-주어진 여건 잘 이용하는 베도라치](https://img.khan.co.kr/weekly/2025/06/11/news-p.v1.20250602.d8cece8e3cce4e6b9c65f2ba85d6eefb_P1.jpg)
베도라치는 400여종의 청베도라칫과뿐 아니라 황줄베도라칫과, 장갱잇과, 먹도라칫과 등을 모두 포함한다. 이중 황줄베도라칫과에 속하는 베도라치가 대표 격이다. 비슷하게 생긴 망둥이가 바닥에 구멍을 파고 살아가는 데 비해 베도라치는 보금자리를 만들 때 주어진 여건을 적절히 이용한다. 2020년 제주도 성산포를 찾았을 때 바다에 버려진 빈 병을 보금자리 삼고 있는 베도라치를 만났다.
이들은 몸이 들어갈 정도의 공간만 있으면, 바위틈이나 소라껍데기 등 자연 구조물이든 빈 병 같은 인공 구조물이든 가리지 않는다. 자세히 관찰하기 위해 가까이 다가가면 구멍 속으로 몸을 숨기지만 잠시 후 머리를 쑥 내밀고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주위를 살핀다. 베도라치는 우리나라 연안의 암반 지대에서 열대 산호초 지역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분포한다. 손가락 크기만 한 것부터 뱀장어처럼 길쭉한 것에 이르기까지 모양도 다양하다. 대체로 작은 베도라치류는 어느 것이나 등지느러미가 길며, 하나의 가시와 2~4개의 지느러미 줄기가 있다.
<박수현 수중사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