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영 편집장 young78@kyunghyang.com
550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투자자 중 한 명인 워런 버핏이 1965년 인수한 버크셔 해서웨이의 누적 수익률입니다. 정말 어마어마한 숫자죠. 연평균 20%의 수익률을 거둔 셈인데요. 제2차 세계대전 때인 1942년 정유회사 주식 3주를 매입한 게 그의 첫 주식 투자로, 당시 나이가 열한 살이었다고 합니다. 일곱 살 때 도서관에서 빌린 <1000달러를 모으는 1000가지 방법>이란 책을 읽은 뒤 투자에 꽂혀 동네에서 콜라와 껌, 신문을 팔며 모은 돈으로 투자를 시작했다고 하네요. 평생 기업보고서, 재무제표를 보는 데에 몰입했다고 하니, 투자의 귀재는 확실히 남다른 면모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세계적인 억만장자이지만 생활 방식은 소박했습니다. 1958년 자신의 고향인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 구입한 주택에서 아직도 살고 있고, 아침 식사로 맥도날드 세트 메뉴를 즐긴다고 하네요. 그러면서도 ‘억만장자들이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한다’며 자신이 소유한 버크셔 주식 절반 이상을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말 최고경영자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힌 버핏 회장은 트럼프발 관세 폭풍으로 요동치는 금융시장에 대해 “최근 30~45일 동안 일어난 일은 아무것도 아니다. 시장 변동을 견뎌내는 것도 주식 투자의 일부”라고 했습니다. 불확실성이 커진 요즘 주식 투자하는 사람들은 피를 말릴 겁니다. 트럼프의 한 마디에 주가 향방이 바뀌고, 대선후보들의 재판 일정이나 단일화 논의 소식에 테마주들이 급등락하고 있으니까요.
모든 게 빠르게 바뀌는 요즘 같은 시대에 버핏이 강조한 투자 철학에 오히려 눈길이 갑니다. 기업의 본질적 가치에 집중하는 ‘가치투자’, 단기적인 시장 변동에 흔들리지 않고 장기 투자를 통해 만들어내는 ‘복리의 힘’, 그리고 자신이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기업에만 투자하라는 것입니다. 너무나 원론적인 이야기에 맥이 빠지는 느낌마저 들지만, 단타 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정치 테마주가 판치는 현실에서 그의 투자 철학은 여전히 귀담아들을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주 주간경향은 시장 개방, 기후위기, 소득 감소 등 삼중고를 겪고 있는 농업의 현주소를 들여다봅니다. 이러한 문제는 한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겪고 있는 현상인데요, 네덜란드·독일·프랑스의 농가를 찾아가 유럽 농민들은 이러한 위기 극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한국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지 짚어봤습니다. 지난 4월 초부터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서 저녁 급식이 중단됐습니다. 노동강도를 낮춰달라는 몇 가지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조리원들이 준법투쟁에 나선 것인데요, 급식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트럼프 정부 출범 100일 만에 미국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앞으로의 미국은 어디로 가는 것인지, 리더십 공백 상태인 한국은 뭘 해야 할지 경제전문가인 이용우 전 의원을 만나 들어봤습니다.
<이주영 기자 young78@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