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 경남 의령 정암철교-영호남 길목이 돼준 추억의 옛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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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겸의 풍경](86) 경남 의령 정암철교-영호남 길목이 돼준 추억의 옛다리
[정태겸의 풍경](86) 경남 의령 정암철교-영호남 길목이 돼준 추억의 옛다리

경남 창원에서 강연을 하고 지나가던 길에 이정표가 눈에 들어왔다. ‘의령’. 마음을 내지 않으면 좀처럼 갈 기회가 없는 그 땅으로 급히 방향을 틀었다. 때론 이런 식의 여행이 당길 때가 있다.

진주까지 흘러가는 널찍한 남강을 다리로 건너면 비로소 의령이다. 강 건너에는 ‘의령관문’이라는 문이 세워져 있고, 그 곁으로 철교가 보인다. 의령은 바로 이곳부터 시작이다. 길이 45m, 높이 12m의 의령관문도 독특했지만, 내 눈을 사로잡은 건 그 곁의 정암철교였다. 요즘은 다른 곳에서 보기 어려운 트러스 구조의 다리. 1935년에 지어졌지만, 6·25전쟁으로 파괴된 다리를 1973년에 복원했다고 한다. 요즘 식으로 말하자면 레트로한 느낌. 이 다리가 시선을 끌었던 건 아마도 그런 옛 감성을 자극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정암철교는 1973년 남해고속도로가 완공되기 전까지 경상도에서 전라도로 넘나드는 길목의 역할을 했다. 조금이라도 빠르게 호남으로 가자면 이 다리를 건너야만 했다. 무심히 지나치기엔 예전 이 다리의 기능이 막중했다. 아마도 그때는 의령이 지금보다 더 주목받는 고장이었을 확률이 높다. 찾는 이도 더 많았겠지. 2차선 철교 하나로 영남과 호남을 이어주던 시대는 지금보다는 더 다정했을까. 정암철교는 흘러간 시간을 상상케 하는, 그런 곳이었다.

<글·사진 정태겸 글 쓰고 사진 찍으며 여행하는 몽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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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총리 한덕수씨에게 드리는 질문
오늘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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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 출신으로 경제와 통상의 요직을 두루 거쳐 참여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내고, 윤석열 정부에서 다시 국무총리를 지냈으며,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하다 21대 대통령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사퇴해 공직에서 물러난 자연인 한덕수씨에게 몇 가지 궁금한 것을 묻는다. 2007년 첫 총리 지명 당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한나라당이 제기한 ‘2002~2003년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재직 시절 외환은행 매각 사태(론스타 게이트) 연루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 고발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 사건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첫 총리직과 주미대사를 역임하고 공직에서 물러난 뒤 2012년부터 3년간 무역협회장으로 재직하며 받은 급여 19억5000만원과 퇴직금 4억원, 2017년부터 5년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고문으로 재직하며 받은 보수 18억원, 2021년 3월부터 1년간 에스오일 사외이사로 재직하며 받은 보수 8000만원 등 퇴직 전관 자격으로 총합 42억3000만원의 재산을 불린 일에 문제가 없다는 인식은 지금도 그대로인가? 이처럼 전관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다 다시 윤석열 정부의 총리 제안을 수락해 공직으로 복귀한 것 역시 관료로서 부적절한 처신이 아니냐는 문제 인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