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산불 산림피해, 산림청 발표의 ‘2배’···9만여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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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경북 의성군 단촌면 관덕리에서 한 농민이 검게 그을린 묘목들 옆에서 마늘밭을 일구고 있다. 의성|권도현 기자

지난달 31일 경북 의성군 단촌면 관덕리에서 한 농민이 검게 그을린 묘목들 옆에서 마늘밭을 일구고 있다. 의성|권도현 기자

경북 산불 산림피해 규모가 당초 산림청이 추산한 것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표된 산불영향구역보다 실제 조사결과 피해 규모가 대폭 늘어난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다. 산림청의 진화 선언 때 피해규모 추산 자체가 엉터리였다는 전문가 지적도 나온다.

17일 각 지자체와 당국 등에 따르면 산림청을 포함한 정부 기관 합동 조사 결과 경북 5개 시·군을 휩쓴 산불 피해 규모는 9만㏊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청은 산불 진화 이후 지금까지 이번 산불 영향구역이 4만5157㏊라고 발표해 왔다.

실제 피해 규모가 발표 수치의 2배 수준인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 역대 최악으로 불렸던 2000년 동해안 산불 산림 피해면적의 4배에 달하는 것이다.

산불영향구역은 화재 현장에 형성된 화선 안에 포함된 면적으로 진화가 완료된 뒤 확인하는 피해면적과는 개념이 다르다.

진화가 완료된 뒤 타지 않은 부분은 산불영향면적에는 포함되지만 피해면적에는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통상 영향면적이 실제 피해면적보다 넓게 잡힌다.

하지만 이번 산불의 경우 조사결과 실제 피해면적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산불 피해 면적이 2배나 큰 것으로 나타나면서 산림청의 피해규모 추산에 문제점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석환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는 “산불영향구역이 4만5000㏊였는데 피해 면적이 9만㏊로 증가하는 상황 자체가 말이 안 된다”라며 “산림청이 기본적인 것부터 엉터리로 발표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산림 당국은 조만간 산림 피해 면적을 확정해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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