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동물들’이 들려주는 옛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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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환상 여행

유물시선 지음·위즈덤하우스·1만8000원

[신간] ‘경복궁 동물들’이 들려주는 옛이야기

서울 광화문 앞에는 한 쌍의 해치가 서 있다. 선과 악을 구분하는 상상 속 동물이다. 옛 중국의 문헌은 “해치는 바르지 못한 사람을 뿔로 받고 사람이 다툴 때는 옳지 않은 사람을 깨문다”고 했다. 불기운을 막는 의미도 있다.

경복궁에는 또 어떤 동물이 숨어 있을까. 광화문에서 근정전으로 향하는 길목에 놓인 다리 영제교에는 천록 네 마리가 산다. 갈기가 있는 사자의 얼굴인데 이마에 기다란 뿔이 달렸고 몸은 비늘로 덮였다. 사악한 것을 물리치는 능력을 지녔다. 근정전 월대에는 용의 아홉 자식 중 둘째로, 불 끄는 능력이 있는 ‘이문’이 서 있고, 월대 양쪽에 놓인 향로에는 불과 연기를 좋아하는 용의 여덟째 아들 ‘산예’가 새겨져 있다. 경회루로 넘어가면 왕이 바른 정치를 할 때 나타난다고 전해지는 ‘추우’를 만날 수 있다.

경복궁 주요 전각 지붕 위에는 자그마한 ‘잡상’들이 장식돼 있다. 앞쪽부터 대당사부(삼장법사), 손행자(손오공), 저팔계, 사화상(사오정) 등의 순으로 배치됐다. 소설 <서유기>에서 삼장법사와 제자들이 서역으로 가며 잡귀를 물리친다는 점에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잡상은 한국과 중국의 전각에서 주로 보인다.

경복궁 내에서 가장 많은 동물이 있는 건물은 근정전으로, 약 60마리의 동물을 찾을 수 있다. 반면 경복궁 가장 안쪽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건청궁에서는 한 마리도 찾을 수 없다. 지붕 위 잡상조차 안 보인다. 그래서일까. 조선 왕실 역사상 가장 기구한 사건으로 꼽히는 명성황후 시해 사건이 건청궁에서 벌어졌다.

색다른 궁궐 투어를 하고 싶다면 이 책을 들고 경복궁으로 가자. 옛사람들이 숨겨둔 73가지 동물을 찾다 보면 경복궁이 달리 보이게 된다.

이토록 역사적인 도서관

백창민 지음·한겨레출판·2만5000원

[신간] ‘경복궁 동물들’이 들려주는 옛이야기

을사늑약이 체결된 현장, 부마민주항쟁이 시작된 장소, 비밀경찰 ‘사직동팀’의 안가(安家)···.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도서관’이라는 사실. ‘도서관 덕후’인 저자는 “당대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영향이 빚어낸 결과물”이자 “근현대사를 수놓은 굵직한 사건의 무대”라고 말한다.

분노 중독

조시 코언 지음·노승영 옮김·웅진지식하우스·1만8500원

[신간] ‘경복궁 동물들’이 들려주는 옛이야기

문화, 이념, 성, 계급 등의 차이로 인한 갈등은 종종 상대에 대한 적개심으로 이어진다. 폭동, 총기 난사 등 분노가 극단적인 행태로 표출되는 경우도 있다. 정신분석학자인 저자는 실제 상담 사례를 토대로 분노 이면에서 무의식적으로 작동하는 방어기제를 분석하고 분노를 수용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미국 외교는 왜 실패하는가

문정인 엮음·메디치미디어·2만8000원

[신간] ‘경복궁 동물들’이 들려주는 옛이야기

미국 외교는 성공 못지않게 실패도 많았다. 자주 상대를 오판했고, 미국식 가치를 일방적으로 전파하다가 역효과를 내기도 했다. 외교·국제관계 석학 11명이 2023년 9월부터 2024년 5월까지 연세대에서 진행한 강좌 내용에 트럼프 2기 외교 전망을 추가해 책으로 엮었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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