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기장군-겨울바다 속 색의 향연, 미역](https://img.khan.co.kr/weekly/2025/03/05/news-p.v1.20250224.011cf87b05004b33880d7c9e2b22b68f_P1.jpg)
10년도 더 된 일이다. 겨울바다에서 자라는 미역이 보고 싶었다. 미역양식장이 있는 부산 기장군 어촌마을로 향했다. 어민에게 사정을 이야기하자 흔쾌히 응하며 배도 한 척 내어주겠다고 한다. 태양고도가 낮아 줄에 달린 미역들이 태양빛을 머금을 수 있는 오전 이른 시간을 촬영 시점으로 잡았다. 일출에 맞춰 미역양식장 바다 속으로 들어갔다. 맑고 푸른 바다 속에서 올려다본 미역 엽상체들이 고운 햇살을 받아 아름다운 색채를 선보였다.
미역은 우리 민족과 친숙한 해산물이다. 출산이나 생일상 하면 가장 먼저 연상되는 것이 미역일 것이다. 미역은 아이오딘(요오드)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아이오딘은 몸속의 굳은 혈액을 풀어주고 몸이 붓는 것을 예방한다.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산모의 갑상선 호르몬이 상당량 태아에게 가고, 산모의 몸이 붓는다. 몸이 붓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갑상선 호르몬에 속하는 방향족 아미노산인 티록신이 필요한데 티록신은 아이오딘이 있어야만 생성되기에 산모가 미역을 먹는 것은 상당히 과학적이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지나치면 해가 된다. 아이오딘을 과잉 섭취해도 갑상선 호르몬 합성에 문제가 생긴다(아이오딘 하루 섭취 권장량 0.15㎎, 하루 섭취 상한량 3㎎ / 마른미역 1g당 아이오딘 함량 0.11㎎).
미역은 형태에 따라 부산 기장군 연근해 어장에서 생산되는 ‘북방산’과 전남 완도를 중심으로 남해 연근해에서 생산되는 ‘남방산’이 있다. 북방산 미역이 자라는 기장 연안은 한류와 난류가 만나고 조류의 상하운동으로 영양염류의 순환이 왕성해 미역이 자랄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북방산 미역은 남방산에 비해 찰지고 담백하지만, 국내 생산량의 5% 정도에 불과해 시중에 유통되는 거의 모든 미역은 남방산이라 보면 된다.
<박수현 수중사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