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충남 서천 장항스카이워크-하늘을 걸어 봄바다를 맞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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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겸의 풍경] (81)충남 서천 장항스카이워크-하늘을 걸어 봄바다를 맞이하다

충남 서천의 바다 한쪽에 자리 잡은 장항 솔바람 곰솔숲은 여러 번 찾았다. 처음에는 솔숲 아래 피어나는 보랏빛 카펫(맥문동꽃)을 보려고, 그 다음에는 숲의 곁에서 캠핑을 하러. 그리고 한 번은 이전에 걷지 못했던 길을 걸으러. 국내 여행은 트렌드에 많이 민감하다. 어느 한 곳에서 주목을 받은 아이템은 이내 다른 지자체에도 등장한다. 출렁다리가 그랬고, 벽화마을이 그랬다. 근래 몇 년 동안은 스카이워크가 유행이었다. 장항의 곰솔숲 끝자락에도 스카이워크가 놓였다. 물론 여행자의 발길을 성공적으로 끌어당긴 다른 곳의 사례를 참고했겠지만, 이곳은 하늘 위를 걸어 바다로 나아간다는 면에서 독특했다. 그래서 올라가 보기로 했다.

계단 위를 올라 스카이워크에 섰다. 높은 곳을 걸어서 관광을 즐기는 시설인 스카이워크는 주변 경관에 따라 꽤나 다른 감상을 자아낸다. 이곳에서는 높게 솟아오른 숲 위로 시선을 두고 걸을 수 있다는 게 좋았다. 길의 한쪽으로는 숲을 두고 다른 쪽으로 바다를 펼쳐서 걷는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하늘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을 돋운다. 땅끝까지 하늘을 걸어 바다로 나아가는 느낌. 멀지 않은 봄은 바람에 실려서 다가올 시간에 대한 기대를 한껏 부풀려주었다. 늦겨울의 오후, 하늘을 걸어보기 좋은 인적 드문 어떤 날이었다.

<글·사진 정태겸 글 쓰고 사진 찍으며 여행하는 몽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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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0일 경기 수원시청 앞에서 수원시 장안구의 한 민간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집단 아동학대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비슷한 사건을 접할 때마다 가해자들의 범죄행위에 치를 떨면서, 피해 아동 보호자들이 지친 마음과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을 하게 만드는 망가진 시스템에 분노한다. 만 2세 반 어린이 13명에게 2명의 교사가 상습 폭력을 가했다. 경찰이 확보한 35일 치 CCTV에서 350건의 학대 행위가 발견됐고, 가해 교사 2명과 원장이 상습 아동학대와 방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피해 가족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원장은 아무런 행정 처분 없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고, 가해 교사 2명은 자진 사직했기에 자격정지 등 처분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수원시는 할 수 있는 행정 조치는 다 했다며, 재판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피해 가족들은 수원시 행태가 마치 2차 가해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아동들은 여전히 불안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자다가 몇 번씩 잠에서 깨는 한 어린이는 “꿀향기반 선생님들이 자기를 데리러 올까봐 무섭다”고 했다. 다른 어린이는 작은 소리에도 몸을 움찔하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 지난 1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경찰 신고, 언론 보도가 이어졌지만 5개월 동안 가족들의 삶은 하루도 편하지 않았다. 만 2세 어린 아기들을 밀치고, 넘어뜨리고, 머리채를 끌어당기고, 냅다 던져버리는 영상을 보며 엄마·아빠들의 마음은 지옥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