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들의 끈질기고 집요한 약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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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맨

피터 S. 굿맨 지음·김하범 옮김·진지·3만3000원

[신간] 억만장자들의 끈질기고 집요한 약탈

매해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선 세계 지도자들이 모여 국제사회의 여러 문제를 두고 해법을 모색한다. 올해는 ‘인공지능(AI)’이 화두였다. 다보스포럼에선 경제적으로 힘이 센 사람들, 특히 억만장자들의 목소리가 주목받는다. 기업이 주주 외 직원, 환경,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대한 책임을 다하겠다는 취지에서 다보스포럼이 시작됐기 때문일 것이다.

뉴욕타임스 등에서 경제 담당 기자로 수십 년간 다보스포럼을 취재해온 저자는 억만장자들이 다보스포럼을 통해 공중의 이익을 도모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민주주의 시스템을 왜곡하고 자기들만의 규칙을 만들어 막대한 부를 축적해왔다고 지적한다. 저자에 따르면 ‘다보스맨’들이 수십 년간 정부의 긴축재정을 주창한 결과, 교육·주택·의료서비스 등의 공공재가 기업 손에 들어갔다. 그 폐해는 코로나19 대유행 때 열악한 의료시스템을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이 책은 다보스맨들의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약탈적인 경영 활동에 대해 고발한다.

어마어마한 지구와 이토록 놀라운 사람들

디에고 브리아노 외 지음·김유경 옮김·롤러코스터·1만7800원

[신간] 억만장자들의 끈질기고 집요한 약탈

지구상 어딘가에는 죽는 것이 법으로 금지된 섬이 있다. 일확천금을 꿈꾸며 수천명이 모여 사는, 해발 고도 5000m 이상에 터 잡은 마을도 있다. 북한보다 더 꽁꽁 문을 닫은 나라, 비행기와 미군을 섬기는 종교가 있는 나라도 있다. 아르헨티나 지리 유튜브 채널 ‘어마어마한 세상’ 운영자와 기자, 그래픽 디자이너가 이 책을 썼다. 지구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30곳’을 골라 소개한다. 인포그래픽과 지도를 넣어 안내한다. 분명 사람들을 매료시킬 만한 곳들로 꼽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여행하기는 어려운 곳들이다.

매직필

요한 하리 지음·이지연 옮김·어크로스·1만9800원

[신간] 억만장자들의 끈질기고 집요한 약탈

베스트셀러 <도둑맞은 집중력>의 저자 요한 하리가 스스로 신종 비만 치료제를 처방받은 후 ‘이 약이 왜 필요할까’란 질문의 답을 찾아 나선다. 살은 왜 찌는지, 살을 빼는 것은 의지의 문제인지, 몸은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신약을 둘러싼 과학적 사실과 사회적 함의를 파헤친다.

불온한 인권

정정훈 지음·후마니타스·2만2000원

[신간] 억만장자들의 끈질기고 집요한 약탈

사회학자 정정훈은 ‘인권’이 초역사적인 도덕규범이 아니라 갈등과 투쟁을 통해 형성된 관념이라고 본다. 세월호 참사 등을 통해 한국에서의 인권의 의미를 묻는다. 인권의 불온성·정치성을 탐구하는 것은 권리를 박탈당한 이들이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 역설한다.

당신은 제게 그 질문을 한 2만 번째 사람입니다

오혜민 지음·날·1만6800원

[신간] 억만장자들의 끈질기고 집요한 약탈

여성학자인 저자가 페미니스트로 살면서 ‘지긋지긋하게’ 들어온, 대학 강의를 하면서 학생들로부터 받은 질문들에 대한 답을 책으로 썼다. ‘군대 문제’, ‘젠더 갈등’, ‘성차별’, ‘K페미니즘’ 등 페미니즘을 둘러싼 오해와 사실을 풀어가며 정리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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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뒤척인다. 겨우내 마음 편히 잠을 자지 못해 머리에 스모그가 낀 듯 무겁다. 창밖을 보니 눈이 내린다. 이상기온이 일상이 돼간다. 기후변화의 징후인 3월 중순 눈 쌓인 풍경은 더 이상 아름답지 않고 불길하다. 자연 시스템의 불안정성만큼이나 정치와 사법 시스템 또한 아슬아슬하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둘러싼 사회적 긴장은 한국 민주주의가 직면한 불안정성을 드러낸다. 일만 년간 이어온 기후 안정성과 40여 년이 채 안 된 한국의 민주주의는 기간으로는 비할 데 아니지만, 우리 삶에 당연히 주어지는 조건으로 여겨졌던 점은 흡사하다. 이번 겨울 기후환경이든 정치체제든,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것들이 얼마나 쉽게 흔들릴 수 있는지 여실히 드러났다. 기후위기와 정치위기라는 무관해 보이는 두 위기는 사실 그 원인 면에서도 맞닿아 있는데, 효율과 성과가 최우선시되는 과정에서 다른 중요한 가치는 간과했다는 점이다. 한국사회는 산업화하는 과정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법을 배웠지만, 화석 연료 중심의 에너지 구조를 전환하는 데 게을렀고, 정치적 다양성과 세대 간의 이해를 구현하지 못했다. 우리는 경쟁을 통해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지만, 이제는 그러한 방식의 성장이 우리 사회를 갉아먹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