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로 본 세상] ‘얼음이 녹는다’…지구의 경고](https://img.khan.co.kr/weekly/2025/02/11/news-p.v1.20250206.1e4fcdb59ece40f1b52b206b4c4e1f78_P1.jpeg)
매서운 한파에 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 ‘입춘’마저 사라졌다. 입춘인 지난 2월 3일 서울에 올해 첫 한파경보가 발효된 이후로 전국 대부분 지역의 기온이 영하 10도를 밑돌았다. 한강의 상·하류에는 유빙이 관측됐고 강변에는 고드름이 맺혔다. 옷을 겹겹이 껴입고 핫팩을 손에 쥔 시민들도 몰아치는 칼바람을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한파경보는 영하 15도, 주의보는 영하 12도 이하인 날이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절기에 맞지 않는 한파의 주된 원인은 아이러니하게도 북극 온난화다. 북극의 한기는 평소 ‘폴라 보텍스’라는 거대한 소용돌이에 갇혀 있다. 차가운 폴라 보텍스를 제트기류가 잡아두고 있었는데, 북극 기온이 오르면서 제트기류가 힘을 잃고 한기가 한반도까지 내려온 것이다.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연구소(C3S)는 지난 2월 2일(현지시간) 북극 기온을 영하 1도로 관측했다. 과거 1991∼2020년 평균보다 20도 이상 높았다. 핀란드 기상학자 미카 란타넨은 “매우 극단적인 겨울철 온난화 현상”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함부르크대학의 기후학자 더크 노츠는 “북극해가 향후 20년 안에 처음으로 여름 해빙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원 기자 mjw@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