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처럼 등장한 인터넷뱅킹이 자리 잡은 이후 시민의 금융 접근성이 커졌다. 이제는 신분증과 스마트폰만 있으면 앉은 자리에서 5분 안에 계좌를 개설해 거래까지 마칠 수 있다. 겨울철이면 노점에서 붕어빵 등을 사기 위해 현금이 필요할 때가 있지만, 도시 곳곳에 놓인 자동화기기를 이용하면 큰 문제는 없다.
그렇지만 여전히 은행이 절실한 계층도 있다. 디지털 기기에 친숙하지 않은 노년층에게 송금과 현금 입·출금은 장벽으로 작용한다. 도시에 거주한다면 그나마 은행을 흔히 볼 수 있겠지만, 도시 밖에서는 은행 찾기가 쉽지 않다. 자동화기기 역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이 같은 금융 취약계층이 편리하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2024년 12월 18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광화문우체국에서 SC제일은행, 금융결제원과 ‘우체국 창구망 공동이용 업무 제휴’ 협약을 맺고 SC제일은행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으로 내년부터 SC제일은행 고객들은 전국 2500여개 우체국 창구에서 별도의 수수료 없이 편리하게 입·출금, 조회 및 자동화기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금융결제원은 관련 업무의 신속하고 안정적인 수행을 위해 전산망 중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며, SC제일은행은 고객들이 내년 하반기부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하기로 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시중은행의 지방 점포 폐쇄가 이어지면서 노년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서비스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시중은행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해왔다. 우체국은 시중은행이 점포를 줄이고 있는 지방에도 업장을 유지하고 있어 시중은행의 빈자리를 대신할 수 있다.
2023년 11월엔 iM뱅크(옛 DGB대구은행)와 경남은행 등 지방은행과도 업무협약을 맺었다. 현재까지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주요 은행과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 총 9개 은행과 협약으로 해당 은행의 고객들이 우체국 창구에서 은행 업무를 이용하고 있다.
2024년 12월 27일부터 iM뱅크도 이용하고 있으며, 12월 31일까지 총 10개 은행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우정사업본부는 SC제일은행을 마지막으로 모든 시중은행과 ‘우체국 창구망 공동이용 제휴’를 완료해 앞으로 우체국은 총 11곳의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조해근 우정사업본부장은 “우체국 창구 공동망 이용 제휴의 지속적인 확대를 통해 고령층 등 금융 취약계층의 은행 업무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면서 “우체국이 국민과 함께하는 금융서비스 허브기관으로서 역할을 하고 국민의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정부 또는 민간기관 등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