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의 탄생
차병직 지음·바다출판사·2만8000원
헌법을 안다고 하면, ‘그 나라의 정신을 안다’고 할 수 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출간돼 주목받은 <지금 다시, 헌법> 공저자 중 한 명인 차병직 변호사가 쓴 <헌법의 탄생>은 세계사의 맥락으로 헌법을 짚어본다.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인권’이라는 말이 처음 헌법에 어떻게 등장했는지, 왜 현재 일본은 헌법의 자위권 해석을 두고 세계와 오랫동안 싸우고 있는지, 이슬람 문화권 국가에서는 종교에 따라 헌법의 해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 세계 각국의 헌법 탄생 과정을 살펴본다. 저자는 “헌법은 특정 국가의 발명품이 아닌 오랜 세월에 걸친 인류 공동체와 민족, 국가, 사회 공동체의 역사와 함께 서서히 형성되었다”라며 “시민들의 피와 저항으로 헌법의 토대가 만들어졌다”고 역설한다. 아울러 헌법의 가치가 위협받고 있는 현시점에서 해방 이후 한반도의 굴곡진 역사 속 지금 우리 헌법의 의미를 톺아보며 국가와 시민이 어떤 미래를 만들어 갈지 질문한다.
똥
브린 넬슨 지음·고현석 옮김·아르테·4만4000원
가장 천대받는 자원이자 가장 많이 낭비되는 똥의 과학적 가치와 잠재력을 탐구한 책이다. 우리가 무시하고 혐오해 온 똥에 얽힌 과학과 의학, 고고학, 환경·자원 문제 등과 함께 똥이 담당하는 역할을 추적한다. 이를 통해 죽어가는 환자를 치료하고 친환경 버스 연료가 되며 멸망한 문명을 추적하는 자료가 될 수 있는 똥의 가능성을 밝혀낸다. 책은 “똥에 대한 사회적 혐오는 과학적 근거가 아닌 문화적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똥이 건강의 중요한 지표이자 미래의 소중한 자원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나는 파리의 한국문학 전도사
임영희 지음·자음과모음·1만6000원
번역가인 저자가 프랑스에 한국 작품 250여권을 번역·소개하며 경험한 날들을 담았다. 책은 제3세계 문학으로 여겨졌던 한국문학이 프랑스 출판계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어떻게 독자 마음을 꿰뚫게 됐는지 들려주며 번역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제시한다.
동물 유토피아를 찾아서
룽위안즈 지음·량세환, 김영화 옮김·산지니·2만원
동물보호 활동가가 중국 판다 서식지부터 북유럽 모피 경매장까지 동물권 훼손 현장을 폭로하고 동물 보호를 알리기 위해 세계를 다닌 여정을 기록했다. 살아 있는 상태에서 쓸개즙을 채취당하는 곰과 모진 매질 속에서 동물 쇼를 하는 원숭이 등을 보여주며 그 고통을 만들어낸 사회구조를 고발한다.
다른 방식으로 먹기
메리 I. 화이트, 벤저민 A. 워개프트 지음·천상명 옮김·현암사·2만2000원
‘먹방’ 콘텐츠 열풍 속 음식에 대한 인문 교양서가 나왔다. 책은 일상적으로 먹고, 마시고, 요리하는 음식과 그 재료들에 대해 사회적 규범과 연관 지어 음식을 이해하는 낯선 방법을 제시한다. 세계 각국의 식탁을 보여주며 음식을 둘러싼 시대와 나라별로 엮인 다양한 욕망을 들춰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