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된 권영세 의원(왼쪽)이 12월 2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덕흠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5선의 권영세 의원(65·서울 용산) 의원이 12월 24일 지명됐다.
한동훈 전 대표가 사퇴한 지 8일 만이다. 비대위 체제는 국민의힘 출범 이후 6번째, 윤석열 정부 들어 5번째다.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권 의원을 비대위원장에 지명하는 인선안을 발표했다.
권 권한대행은 “새 비대위는 국정 안정과 당의 화합과 변화라는 중책을 맡아야 한다”며 “권 후보는 실력과 통합의 리더십을 인정받아 정부와 당의 핵심 보직을 두루 역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두 차례 대선에서도 상황실장, 선거대책본부장 등 중요한 역할을 맡으며 결과로 실력을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권 권한대행의 인선안을 추인했다.
권 권한대행은 “의원들이 전폭적으로 제 결정을 신뢰해줬다”며 “별다른 말은 없었다”고 전했다.
권 비대위원장 지명자는 윤석열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낸 친윤(윤석열)계 인사로 분류된다.
권 권한대행은 “원내대표로서 정치의 혼란이 국민 일상에 피해가 되지 않도록 신임 비대위원장과 함께 책임 정치에 매진하겠다”며 “광야에 길을 내고 사막에 강을 만드는 심정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오는 12월 26일 상임전국위원회, 12월 30일 전국위원회를 거쳐 권 의원의 비대위원장 임명을 공식적으로 의결할 예정이다.
권 비대위원장 지명자는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 “당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쇄신이 이뤄질 수 없다”며 “안정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당의 단합이다. 단합이 안 돼 당이 안정이 안 된 상태에서 어떻게 당을 바꿀 수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대선을 생각할 때는 아니고, 국민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 비대위원장 지명자는 검사 출신의 수도권 5선 의원이다. 서울 태생으로 배재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25회)에 합격했다. 1998년 서울지검 부부장검사를 마지막으로 공직을 떠나 변호사로 개업했다.
2002년 8월 서울 영등포을 보궐선거에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공천을 받아 당선되면서 16대 국회에 진출했고, 17∼18대 총선에서도 지역구 수성에 성공했다.
19, 20대 총선에서는 낙선했고 서울 용산으로 지역구를 바꾼 뒤 21, 22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2015년 중국 대사를 지냈다. 당에선 전략기획위원장, 최고위원에 이어 세 차례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2022년 대선 당시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선거전을 진두지휘했고, 선거 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 통일부 장관 시절에는 남북 대치 국면에서 북한의 변화와 대화·협력을 촉구했다.
서울대 법대 77학번으로, 두 학번 아래인 윤석열 대통령과 대학 시절 형사법학회 활동을 같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