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말레이시아 시파단섬-상어보다 무서운, 바라쿠다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58) 말레이시아 시파단섬-상어보다 무서운, 바라쿠다

2019년 이른 봄 말레이시아 시파단 해역에서 만났던 바라쿠다 떼다. 해 질 무렵 휴식을 취할 곳을 찾아 무리를 지어 이동하던 바라쿠다와의 만남은 기억 속에 강한 이미지로 남아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시파단섬은 수중 생태계 보호를 위해 매일 100명 안팎의 제한된 인원만 출입할 수 있다.

바라쿠다는 전 세계에 20여 종이 있다. 다 자란 성체의 크기가 50㎝ 남짓인데, 가장 큰 종인 그레이트바라쿠다(Great barracuda)는 2m까지도 자란다. 몸이 길고 납작하며 주둥이가 길게 뻗어 있다. 큰 입은 눈가까지 찢어져 있는 데다 위턱보다 길게 튀어나온 아래턱으로 인해 상당히 거칠게 보인다. 입 사이로는 입을 완전히 다물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날카로운 이빨들이 단검을 세워둔 것처럼 삐죽 튀어나와 있어 위협적이다.

생긴 것만 무서운 것이 아니다. 상어만큼 공격성이 강하다. 이들은 수백에서 수천 마리가 느린 속도로 빙글빙글 소용돌이치며 돌아가다 먹이가 될 만한 물고기들을 만나면 서서히 에워싼다. 포위망에 갇힌 물고기들은 공황 상태에 빠지고 바라쿠다는 먹잇감을 천천히 관찰하다가 물고기 떼를 향해 돌진한다. 날카로운 이빨도 이빨이지만 시속 30㎞가 넘는 속도로 달려드는 바라쿠다에 부딪힌 물고기는 그 충격만으로도 기절하거나 죽고 만다. 이러한 기세가 창이 날아가는 듯 보여서인지 한국에서는 바라쿠다를 ‘창꼬치’라고 부른다.

<박수현 수중사진가>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바로가기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