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탓일까, 정치 탓일까···다시 증가한 흡연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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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한국 성인의 흡연율이 지난해 다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율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질병관리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영양조사 제9기 2차년도(2023년) 결과를 12월 3일 발표했다.

1998년부터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는 국민의 건강과 영양수준을 파악해 건강정책 수립과 평가에 활용하는 것이 목적이다. 매년 약 1만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신체활동, 영양, 만성질환 등을 조사한다.

지난해 조사에선 19세 이상 성인의 현재 흡연율(일반담배 기준)이 남자 32.4%, 여자 6.3%로 2022년 대비 각각 2.4%포인트, 1.3%포인트 늘었다.

최근 10년치를 보면 남자 흡연율은 2014년 43.2%에서 2022년 30.0%까지 감소했다가 반등했다. 여성은 2014년 5.7%에서 2018년 7.5%까지 늘어난 후 2022년 5.0%까지 줄었다가 역시 다시 늘었다.

남성 중엔 50대 흡연율이 2022년 32.5%에서 작년 42.1%로 9.6%포인트, 여성의 경우 20대 흡연율이 같은 기간 5.8%에서 12.1%로 6.3%포인트 늘어 증가세가 컸다.

전자담배를 포함한 담배 제품 현재 사용률도 남자 38.9%, 여자 8.3%로 각각 전년 대비 2.3%포인트, 1.1%포인트 늘었다.

최근 1년간 1번에 평균 7잔(여자 5잔) 이상 술을 마시거나 주 2회 이상 마시는 성인의 비율인 ‘고위험 음주율’은 남자는 19.9%로 전년(21.3%)보다 줄었으나 여자는 7.0%에서 7.7%로 늘었다.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은 남성 54.5%, 여성 50.4%로 전년보다 소폭 줄었다.

불황 탓일까, 정치 탓일까···다시 증가한 흡연율

지난해 성인의 비만(체질량지수 25 이상) 유병률은 남자 45.6%, 여자 27.8%로, 전년보다 남자는 2.1%포인트 줄고 여자는 2.1%포인트 늘었다.

연령별로 보면 남자 20대(19세 포함·42.8%→43.9%), 여자는 20대(18.2%→22.1%)와 30대(21.8%→27.3%)에서 지난해 비만율 증가가 두드러졌다.

남성 30대(50.4%)와 40대(50.2%) 비만율은 줄었지만 30∼50대 남성의 절반은 비만이었다. 50대 비만율은 49.9%로 전년보다 02%포인트 늘었다.

고혈압 유병률은 남자 23.4%, 여자 16.5%, 당뇨병은 남자 12.0%, 여자 6.9%로, 고콜레스테롤혈증은 남자 19.9%, 여자 21.4%로, 대체로 전년과 유사하거나 소폭 줄었다.

식생활 측면에선 국민(1세 이상 전체)의 곡류, 과일 섭취가 줄고 육류, 음료류 섭취가 늘어나는 경향이 지난해에도 유지됐다.

지난해 남녀 과일 섭취량은 하루 116.3g으로 전년 대비 7.3g, 2014년보다는 69.3g 줄었다.

반면 육류 섭취량(129.0g)은 전년 대비 4.0g, 2014년 대비 22.3g 늘고, 음료류 섭취량(274.6%)도 전년 대비 8.0g, 2014년 대비 97.0g 크게 늘었다.

지방을 통해 얻는 에너지의 비율(26.3%)도 계속 늘어 특히 여성 20대(30.1%)의 경우 한국인 영양소 섭취 기준의 지방 에너지적정비율 상한선(19∼29세 30%)에 근접했다.

질병청은 지난 10년간의 조사 결과를 보면 남녀 50대의 건강행태와 만성질환 지표가 모두 악화했으며, 남자 흡연율과 신체활동 실천율, 여자 비만율에서 소득수준에 따른 격차가 커졌다고 말했다.

가령 2014년엔 소득 ‘하’ 여성의 비만율이 ‘상’그룹보다 10.0%포인트 높았는데, 작년엔 그 격차가 14.6%로 벌어졌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2023년 국민의 건강 수준은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이 감소한 반면 흡연은 증가, 음주·신체활동·비만은 정체됐다”며 “건강행태 변화와 만성질환 원인을 파악하는 추적조사를 도입해 만성질환 예방·관리의 근거 생산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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