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과 전문가들은 오는 12월부터 한반도에 ‘역대급 한파’가 닥칠 것이라 예고했다. 북극 해빙 면적 감소와 라니냐(동태평양 해수 온도가 낮아지는 현상)의 영향으로 한층 차가워진 공기가 이때부터 북쪽에서 남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파는 대부분의 업무시간을 야외에서 보내는 현장 노동자에게는 불청객이다. 특히 물건을 끊임없이 싣고 날라야 하는 택배 노동자는 눈과 빙판에 미끄러져 근골격계 질환을 겪거나 치명적인 심혈관질환의 위협에 노출되기도 한다.
우정사업본부도 ‘역대급 한파’에 대비해 일찌감치 준비에 나섰다. 이에 따라 지난 11월 11일부터 내년 2월 말까지 한파와 폭설 등의 기상 상황으로부터 직원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보건 특별관리 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이 기간에 약 6억4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집배원과 우정 종사원에게 핫팩과 방한 토시, 넥워머 등 한랭질환 예방용품을 지급하기로 했다. 겨울철에 특히 취약할 수 있는 심혈관계질환과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있는 직원의 건강관리에 중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심뇌혈관질환 조기 증상 자가진단표를 자체 제작·배포해 뇌졸중, 심근경색증의 조기 증상을 빠르게 인지 후 골든타임 내 응급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전국 31개 우체국 등에 자동심장충격기(AED) 설치를 추가해 응급상황 발생에 대비하고, 기저질환을 보유한 직원의 건강 상태 등 이상징후를 수시로 확인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륜차 안전모 착용, 타이어 마모상태, 누유 여부 등 안전 점검도 필수로 진행되고, 우체국 시설물과 배달 차량도 일제 점검을 해 화재 예방에 주의를 기울이기로 했다.
폭설과 결빙 등 기상 악화로 이동이 어렵거나 사고 발생 위험이 크다고 판단될 경우 집배원의 배달 업무를 즉각 정지할 방침이다. 무리한 배송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집배원은 기상 여건이 호전될 때까지 안전한 곳으로 임시 대피하거나 복귀한다. 이와 같은 기상악화로 우편물 지연배달이 예상될 땐 고객에게 안내해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편물의 집하와 발송이 24시간 진행되는 우편집중국에서도 한랭질환 예방 대책이 진행된다. 우편집중국은 우편물과 차량이 수시로 드나드는 특성으로 작업장의 난방효율이 떨어지는 만큼 찬 공기 유입을 최소화하도록 관리할 방침이다. 또 한파경보 등 기상특보가 발령되면 휴식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휴게실은 적정 실내 온도를 유지해 종사원들의 안전에 주의를 기울이기로 했다.
조해근 우정사업본부장은 “올해 겨울은 이른 추위와 함께 강한 한파가 예보돼 집배, 물류 등 외근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들의 안전 확보와 건강 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모든 우정사업 종사원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현장을 살피고, 다양한 대책을 통해 직원 보호와 안정적인 우정서비스 제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