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화노동 시대의 번잡한 삶과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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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노동자들

이승윤 지음·문학동네·1만7000원

[신간] 액화노동 시대의 번잡한 삶과 모순

새벽 배달노동자, 택배기사, 운송기사….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의 과로에 내몰리면서도 산업재해, 실업급여제도 등 노동자로서 보호망은 취약한 이른바 ‘불안정노동자’들이 10여 년 사이에 크게 늘었다. 이 책은 불안정노동자들의 노동을 정의하고 이들이 제도 바깥에 머물러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연구를 통해 밝혀온 이승윤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의 첫 단독 저서다.

이 교수는 불안정노동이 전통적 노동의 경계에 서 있다는 점에서 ‘액화노동’이라고 정의한다. 그는 불안정노동자들이 소득빈곤과 시간빈곤이라는 ‘이중빈곤’에 내몰려 있으며, 한국의 사회보장제도는 이들을 보호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또 불안정노동 최전선에 청년노동자들이 있음을 드러낸다. 현장 사례와 통계, 연구 결과, 해외 사례를 들어 이를 해설한다.

책 뒷부분에선 ‘학자’라는 자신의 사회적 위치와 불안정노동자들의 실존적 현실 사이에서 느끼는 인식적 한계에 대해 성찰한다. 이는 학문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사회 정책을 설계·집행·감시하는 역할을 맡은 이들 모두에게 필요한 자세 아닐까.

정신병을 팝니다

제임스 데이비스 지음·이승연 옮김·사월의책·2만3000원

[신간] 액화노동 시대의 번잡한 삶과 모순

한국에서 2022년 한해 100만명이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왜 정신질환을 겪는 환자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일까. 영국 의료인류학자인 저자는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산업계가 정신건강을 개인적인 차원으로 탈정치화를 시도한다며 실업, 경쟁적 교육, 물질주의 세계관 등이 마음을 병들게 하는 사회적 원인이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저자는 정신질환을 개인적 치료 차원에서만 접근하면 사회적·정치적 연대 가능성이 사라진다고 지적한다. 그는 정신건강을 이해하는 사유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복수의 여신

마거릿 애트우드 외 지음·이수영 옮김·현대문학·1만7500원

[신간] 액화노동 시대의 번잡한 삶과 모순

여성과 소수자 목소리를 주목하는 영국 ‘비라고’ 출판사가 5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내놓은 작품집이다. 소설 <시녀 이야기>로 유명한 마거릿 애트우드 등 15명의 여성 작가가 여성을 대상화하는 멸시와 편견의 언어를 전복하는 단편들을 썼다.

불온한 공익

류하경 지음·한겨레출판사·2만원

[신간] 액화노동 시대의 번잡한 삶과 모순

사회적 약자들의 사건 변호를 맡아온 류하경 변호사가 ‘공익’이란 개념에 대해 톺아본다. 그는 한국사회가 장애인·아동·난민·성소수자들의 사익 추구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모든 ‘사익’이 공평하게 이야기될 수 있는 경기장을 넓혀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때로는 개가 사람보다 낫다

이종묵 엮음·돌베개·1만8500원

[신간] 액화노동 시대의 번잡한 삶과 모순

조선시대 기록에서 ‘개’에 관한 일화를 찾아 정리했다. 개는 반려견보다는 천한 가축으로 여겨졌다. 개를 빗댄 말을 들으면 비난받을 일을 한 것이다. 반면 인간보다 모범적인 행동을 한 개에 관한 기록들도 있다. 어떤 일화는 현 세태에 대한 비판으로 읽힌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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