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거인
남종영 지음·곰출판·2만9000원
‘육지에서 바다로 돌아간 포유류’인 고래는 16세기 후반까지도 사람들에게 신비로우면서 두려운 존재였다. 11세기 유럽 바스크족이 문을 연 ‘상업 포경’은 고래 개체 수가 급감하는 결과를 낳았고, 1986년에야 금지됐다. 20세기 고래들은 동물원쇼를 위해서도 착취당했다. 그러다 점점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의식이 높아지면서 고래는 ‘다정한 거인’으로 재조명됐다. 특히 2010년대를 전후해 큰 변화를 맞는다. 한국에선 2013년 돌고래쇼를 하던 남방큰돌고래 제돌이가 제주 앞바다에 방사됐다. 최근엔 고래가 법적 권리의 주체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환경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최근 10여 년간의 변화를 지켜보며 ‘고래의 역사를 새로 써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이 책은 고래의 역사, 고래와 인간관계의 역사를 통시적으로 풀어썼다. 고래에 관한 최근의 과학적 담론과 사회운동도 다뤘다. 고래가 바닷가에서 죽는 ‘좌초’ 현상은 왜 일어나고 고래가 사회적 동물이라는 근거는 무엇일까. 낮잠 자는 고래 모습은 또 어떨까. 고래를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우리 모두는 어린이였다
김지은 외 지음·교육공동체벗·1만9000원
저출생 시대라서 어린이가 귀하게 대접받을 것 같지만 어린이를 환대하는 곳은 많지 않다. 대놓고 ‘노키즈존’을 써 붙인 가게처럼 어린이를 차별하는 공간도 적잖다. 어린이 인권과 돌봄에 대한 논의는 점점 축소되는 사회 분위기, 놀 공간이 부족한 도시환경,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 어린이들이 행복할 수 있을까. 입양원 봉사자, 특수학교 교사, 인권운동가, 아동청소년 문학평론가, 기자 등 어린이가 사회구성원으로서 행복하길 바라는 어른 12명이 이 책을 썼다. 어린이라는 존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철학적 관점을 제시하고, 어린이와 함께 사는 사회에 대한 고민을 다룬다.
K-POP 원론
노마 히데키 지음·연립서가·3만3000원
<한글의 탄생>(2011)으로 잘 알려진 언어학자 노마 히데키 일본 국제교양대학 객원교수가 ‘K팝’을 언어학·미학적 관점에서 분석했다. 현대미술가이기도 한 그는 K팝을 말과 소리, 빛, 신체성이 통합된 종합예술로 정의한다.
시대예보: 호명사회
송길영 지음·교보문고·2만2000원
빅데이터 전문가인 저자는 최근의 사회·기술 변화 속에서 개인들이 더 조직 뒤에 숨을 수 없고, 숨을 필요도 없다고 진단한다. 자립적인 개인들이 서로 대등한 관계에서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호명사회’가 올 것이라고 내다본다.
초가공식품, 음식이 아닌 음식에 중독되다
크리스 반 툴레켄 지음·김성훈 옮김·웅진지식하우스·2만3800원
우리는 ‘썩지 않는 햄버거’에 놀라면서도 초가공식품이 너무 익숙해서 얼마나 자주 먹으며, 또 얼마나 유해한지 알지 못한다. 의학전문기자인 저자는 연구 결과는 물론 직접 식생활 실험을 통해 초가공식품의 유해성을 파헤친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