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른바 ‘넥슨 집게손 사이버 괴롭힘’ 사건을 재수사하기로 했다. 앞서 경찰은 피의자 35명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가 비판을 받자 재수사로 태도를 바꿨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2부(박윤희 부장검사)는 서울 서초경찰서가 불송치(각하) 결정을 내린‘넥슨 집게손 사이버 괴롭힘’ 사건을 재수사하도록 경찰에 8월 9일 요청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피의자들이 모욕적이고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 만한 글을 게시하거나 전송한 점을 고려할 때 계속 수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영장 청구, 법리 검토 등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이 송부한 불송치 기록을 검토했고, 경찰이 재수사 의지를 밝힌 점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재수사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11월 넥슨의 게임 홍보영상에서 한 캐릭터가 집게손가락 자세를 하는 장면을 그린 작가로 지목됐다. 가해자들은 온라인상에 A씨의 신상을 공개하고 혐오·비난성 글을 올렸다. 그러나 경향신문 취재결과 해당 장면은 A씨가 아닌 40대 남성 애니메이터가 담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A씨를 지목해 온라인 괴롭힘을 한 가해자들에 대한 불송치를 결정하면서 게임업계에서 되풀이돼온 페미니즘 혐오 논리를 그대로 실어 2차 가해라는 비판을 받았다. 경찰은 불송치 결정서에서 “대한민국에서 ‘집게손가락 동작’을 기업 광고에 사용하는 것은 금기시되는 것이 현재의 풍토”라며 “피의자들의 글은 극렬한 페미니스트들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한 자신들의 의견을 표명하는 과정에서 다소 무례하고 조롱 섞인 표현을 사용한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결정서 내용이 알려지며 비판이 쏟아지자 경찰은 “미흡한 결정이었다”고 인정하고 재수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