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슐커피는 가공, 블렌딩, 로스팅 과정을 거친 원두를 분쇄하고 탬핑(누름)해 진공포장한 제품이다. 네스프레소가 1992년 특허를 받았고, 같은해 국내에도 진출했다. 네스프레소 특허가 만료된 2012년 이후 시장이 커졌다.
캡슐커피는 일반적으로 리드(뚜껑), 상단필터, 원두커피, 하단필터, 바스켓으로 구성돼 있다. 용기를 분리 배출하려면 뚜껑을 떼고 바스켓에 남은 박(찌꺼기)을 완전히 제거해야 하는데 밀봉된 용기 구조상 분리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소비자원이 2021년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캡슐커피 사용 후 분리 배출했다는 응답자는 42.0%인 210명에 그쳤다.
캡슐커피 소비 증가로 환경오염 문제가 제기되면서 일부 브랜드는 ‘캡슐 회수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소비자가 다 사용한 용기를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회수해 재활용하고 커피 가루는 퇴비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2021년 기준 국내 유통되는 캡슐커피 21개 중 회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은 3개 제품을 판매하는 네스프레소뿐이었다. 네스프레소 캡슐커피 구매자 중에서도 회수 프로그램을 이용한 소비자는 38.3%뿐이었다. 반면 미국, 유럽 등에서는 네스프레소뿐 아니라 네스카페, 일리 등 8개 브랜드 사업자가 회수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사업자에게 캡슐 회수 프로그램 도입과 용기 개선을, 소비자에게 분리 배출 생활화와 회수 프로그램 참여를 각각 권고했다.
앞으로 소비자는 집배원을 통해 캡슐커피 분리 배출을 할 수 있게 된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7월 17일 환경부, 동서식품과 업무협약을 맺고 우체국 물류망을 이용한 캡슐커피 회수 사업을 오는 10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카누 캡슐커피 등을 판매하는 동서식품은 커피 박(찌꺼기)과 바스켓 분리용 오프너(따개)를 공급하고 우체통 투함 회수전용 봉투를 만든다. 우체국 집배원은 소비자가 우체통에 넣은 다 쓴 커피캡슐을 수거해 재활용업체에 보낸다. 환경부는 캡슐커피 분리 배출과 재활용 활성화를 위한 제도·정책을 지원한다.
우정사업본부는 사업 시행 전에 세부 내용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집배원이 수거하는 캡슐커피는 동서식품 제품만이다.
곽병진 우정사업본부 경영기획실장은 “일회용 캡슐커피 외에도 다양한 자원 재활용과 자원 순환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해부터 ‘폐의약품 회수 우편서비스’도 하고 있다. 가정에서 ‘폐의약품’이라고 적은 회수전용 봉투나 일반 우편봉투에 물약을 제외한 폐의약품을 넣어 우체통에 두면 집배원이 거둬 간다. 회수전용 봉투는 주민센터, 보건소, 건강보험공단 지사에서 받을 수 있다.
폐의약품 회수 우편서비스는 지난해 1월부터 세종시에서 실시됐고, 올해 7월부터 서울시로 확대됐다. 세종시의 지난해 1월부터 5월까지 폐의약품 회수량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월평균 71% 늘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