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투성이가 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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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 본 세상] 진흙투성이가 된 일상

“집안에 냉장고도 다 넘어지고 쓸 수 있는 물건이 없어.” 대피소에서 돌아온 한 주민이 말했다.

지난 7월 10일 새벽 충청권과 전라권에 내린 집중호우로 대전 서구 용촌동 정방(정뱅이)마을 인근 제방이 무너졌다. 불어난 빗물은 무너진 제방을 넘어 삶의 공간으로 밀고 들어왔다. 논밭을 집어삼켰고, 도로와 주택에 토사를 밀어넣었다.

시간이 지나며 빗줄기가 약해지자 대피했던 30여명의 주민 중 일부는 토사로 뒤덮인 집안의 가재도구를 정리했다. 방바닥은 뻘밭으로 변했고, 냉장고와 침대 등이 모두 넘어졌다. 손댈 수 없이 망가진 집안을 살펴보던 주민들은 먹구름 가득한 하늘만 한참 바라보다 다시 집을 떠났다. 발에 진흙이 묻은 개 한 마리가 마당 한쪽에서 무너진 제방으로 잠긴 논을 향해 짖고 있었다.

일부 지역에 시간당 146㎜의 폭우가 쏟아진 이번 집중호우로 충청권과 전라권에는 5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행정안전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하고 기관별 대응에 나섰다. 중대본에 따르면 일시 대피한 이재민은 2585세대 3568명에 이른다.

<조태형 기자 photot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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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 출신으로 경제와 통상의 요직을 두루 거쳐 참여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내고, 윤석열 정부에서 다시 국무총리를 지냈으며,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하다 21대 대통령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사퇴해 공직에서 물러난 자연인 한덕수씨에게 몇 가지 궁금한 것을 묻는다. 2007년 첫 총리 지명 당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한나라당이 제기한 ‘2002~2003년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재직 시절 외환은행 매각 사태(론스타 게이트) 연루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 고발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 사건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첫 총리직과 주미대사를 역임하고 공직에서 물러난 뒤 2012년부터 3년간 무역협회장으로 재직하며 받은 급여 19억5000만원과 퇴직금 4억원, 2017년부터 5년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고문으로 재직하며 받은 보수 18억원, 2021년 3월부터 1년간 에스오일 사외이사로 재직하며 받은 보수 8000만원 등 퇴직 전관 자격으로 총합 42억3000만원의 재산을 불린 일에 문제가 없다는 인식은 지금도 그대로인가? 이처럼 전관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다 다시 윤석열 정부의 총리 제안을 수락해 공직으로 복귀한 것 역시 관료로서 부적절한 처신이 아니냐는 문제 인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