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말씀에 또 답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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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대통령실사진기자단

“국민께 죄송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월 16일 국무회의에서 공개 발언을 마친 후 비공개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기자들에게 밝혔다. 생중계된 국무회의 발언에서는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더 낮은 자세와 더 유연한 태도로 보다 많이 소통하고, 저부터 민심을 경청하겠다”고만 말했는데 비공개회의에서는 “대통령인 저부터 잘못했고 앞으로 대통령인 저부터 소통을 더 많이, 더 잘해 나가겠다. 국민에게 매서운 평가를 받은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비공개 사과를 두고 비판이 쏟아졌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지난 4월 17일 “국정 기조는 잘했고 자기 철학은 옳은데 장관과 공무원들이 잘못했다, 또는 국민이 못 알아들었다고 한 것으로 참 말도 안 된다”며 “총선 참패 후에도 모든 문제의 근원이 대통령 자신임을 인식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무참한 방식으로 사과하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총선이 끝났고 국민의 판단도 명백하게 드러났는데, 대통령의 말씀을 들은 다음부터 갑자기 또 가슴이 콱 막히고 답답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도 같은 날 “국무회의 생방송에서는 ‘국정 방향이 옳았다’며 조금도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놓고 비공개회의에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판했다.

<김찬호 기자 flyclos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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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 출신으로 경제와 통상의 요직을 두루 거쳐 참여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내고, 윤석열 정부에서 다시 국무총리를 지냈으며,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수행하다 21대 대통령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사퇴해 공직에서 물러난 자연인 한덕수씨에게 몇 가지 궁금한 것을 묻는다. 2007년 첫 총리 지명 당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한나라당이 제기한 ‘2002~2003년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재직 시절 외환은행 매각 사태(론스타 게이트) 연루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 고발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 사건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첫 총리직과 주미대사를 역임하고 공직에서 물러난 뒤 2012년부터 3년간 무역협회장으로 재직하며 받은 급여 19억5000만원과 퇴직금 4억원, 2017년부터 5년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고문으로 재직하며 받은 보수 18억원, 2021년 3월부터 1년간 에스오일 사외이사로 재직하며 받은 보수 8000만원 등 퇴직 전관 자격으로 총합 42억3000만원의 재산을 불린 일에 문제가 없다는 인식은 지금도 그대로인가? 이처럼 전관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다 다시 윤석열 정부의 총리 제안을 수락해 공직으로 복귀한 것 역시 관료로서 부적절한 처신이 아니냐는 문제 인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