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신흥리 동백마을숲-거기 말고 길 건너편이요](https://img.khan.co.kr/weekly/2024/02/28/news-p.v1.20240207.075173ea5eea441daa4c647401606649_P1.jpg)
12월만 되면 제주로 사람이 몰린다. 정확히는 서귀포 남원이다. 동백꽃이 만발하는 이곳의 숲이 3~4년 전부터 사진 스폿으로 유명해졌다. 하지만 이 동백나무는 일본산 애기동백이다. 꽃이 분홍빛이다. 이 나무가 들어온 건 비교적 근간의 일이다. 제주는 원래 동백이 많았다. 워낙 바람이 세서 방풍림이 필요했는데, 그 역할을 해준 게 동백나무였다. 지금은 동백꽃이 많이 사라졌지만, 그 전통을 엿볼 수 있는 동네가 있다. 애기동백으로 유명한 그 숲에서 도로를 건너면 나온다. 이 숲은 무려 3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제주 신흥리 동백마을숲-거기 말고 길 건너편이요](https://img.khan.co.kr/weekly/2024/02/28/news-p.v1.20240207.20823d8fe44941bf85fd6f9b5bdcc8f6_P1.jpg)
이곳은 이름부터 ‘동백마을’이다. 기록에 따르면 무려 1706년(숙종 32)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동백숲이 이곳에 남아 있다. 당시 김명환이라는 인물이 이곳에 마을을 일구면서 조성했다고 전한다. 예전에 비하면 숲의 규모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겨울이면 붉디붉은 꽃이 수도 없이 피어난다. 피고 지고, 피고 지고 꽃송이째 툭툭 떨어져 숲 주변의 담벼락 근처를 물들인다. 이제는 숲 한쪽으로 동백 대신 감귤류나 생달나무, 후박나무, 삼나무가 자리를 잡고 자라지만 아직은 동백나무가 주인공이다. 기왕이면 애기동백보다는 길 건너 300년 된 동백숲을 찾아주길. 봐주는 사람이 많아야 꽃도 더 예쁘게 피어나는 법이니 말이다.
<글·사진 정태겸 글 쓰고 사진 찍으며 여행하는 몽상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