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나만의 GPT와 다른 사람의 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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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Jacob Mindak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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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만난 분들로부터 받은 명함이 1만2000장 정도 된다. 이 명함의 정보를 엑셀 파일에 이름, e메일, 휴대전화번호, 회사명, 소속, 직급 등으로 정리했다. 이 엑셀 파일을 이용해 ‘이경전 지인GPT’라는 이름으로 나만의 GPT를 만들었다.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오픈AI의 GPT4 유료 사용자가 chat.openai.com/gpts에 접속하면, 오른쪽 위에 My GPTs를 볼 수 있다. 그 오른쪽에 +Create라는 버튼이 있다. 나의 GPT를 새로 생성하는 버튼을 의미한다.

새로 생성할 GPT의 이름과 설명 그리고 사용법을 간단히 적고, 대화의 첫마디를 무엇으로 할지 정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자신이 가진 파일을 업로드하는 일이다. 최대 10개까지 할 수 있다. 일반 텍스트 파일, 엑셀 파일, 파워포인트 파일, PDF 파일, 이미지 파일 등 일반적인 파일을 업로드할 수 있다. 파일당 크기는 512MB로 제한이 있다. 파일당 텍스트는 200만개의 토큰으로 제한돼 있는데, 한글이라면 200만 자라고 생각하면 된다. 엑셀 파일은 토큰의 수가 제한이 없으며, 이미지는 1장당 20MB 제한이 있다.

비슷한 방법으로 ‘이경전 좋은 장소 GPT’도 만들어봤다. 가봐서 좋았던 식당들을 메모해둔 파일을 업로드해 나만의 식당 추천 AI를 만든 것이다. 오는 2월 22일부터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세계 인공지능 학회 AAAI-24에 대한 GPT도 직접 만들었다. AAAI-24에서 발표되는 논문 리스트 파일 등 여러 파일을 올려서 만들었다. 학회에 대해 궁금한 점이 생길 때, 홈페이지에 들어가지 않고 그냥 질문으로 해결하기 위해 만들었다.

‘BusinessModel-GPT’도 만들었다. 필자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여러 강의와 연구를 해왔는데, 그동안의 연구 보고서, 강의 슬라이드들을 올려 나만의 ‘비즈니스 모델 챗봇’을 만든 것이다. 이제부터 비즈니스 모델 강의를 할 때는 이 챗봇을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어떤 좋은 질문을 해서 어떤 답을 얻었으며, 이를 어떻게 보완할 수 있는지 과제를 낼 수도 있다. 그리고 시험 문제 출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BusinessModel-GPT’가 문제를 출제하는 장면 / 이경전 제공

‘BusinessModel-GPT’가 문제를 출제하는 장면 / 이경전 제공

‘BusinessModel-GPT’에 “비즈니스 모델 사례에 대한 문제 5개를, OX 형태로 내줘”라고 했더니, 그럴듯한 문제 5개를 출제했다. 빈칸 채우기 식의 문제, 4지선다형의 문제, 단답형의 문제 등을 출제하고, 그 정답까지 제시하도록 했더니 완벽하지는 않지만 해냈다. 이제 각급 학교의 선생님과 대학교수들의 중요한 업무는 이러한 자기만의 GPT를 만드는 일이 될 것이다. 학생들은 수업 교재와 더불어 이 GPT와 함께 공부한다. 출제도 GPT가 한다. 선생님은 학생들의 진도와 성취도를 보고 상담하고 개별지도하는 역할을 한다. 과목에 대한 표준 GPT가 존재할 것이며, 선생님들은 자기만의 GPT를 위해 연구한다.

이렇게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GPT는 현재 몇 개나 될까? 2023년 11월 오픈AI가 GPTs를 내놓은 이후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GPT는 2024년 1월 현재 300만개가 넘는 것으로 발표됐다. 필자 혼자만, 5개 정도를 만들었으니, 전 세계의 60만명이 5개씩만 만들어도 벌써 300만개가 되는 셈이다. 이것은 마치 유튜브에 비교될 수 있다. 유튜브와 틱톡 등에 자신들이 만든 동영상을 게시하면,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즐긴다. 그런 가운데 동영상 제작자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것처럼 GPTs, 즉 GPT Store는 이러한 인공지능의 장터이자 플랫폼의 역할을 꿈꾸고 있다.

필자가 만든 GPT들

필자가 만든 GPT들

위 그림을 보면, 필자가 만든 GPT 4개가 보인다. 맨 아래에 ‘Explore GPTs’라는 것이 있다. 이를 클릭하면, 전 세계 사람들이 만든 GPT를 볼 수 있다. 둘러보니 요즘 유행하는 ‘Trending’이라는 코너가 있다. 거기서 ‘Cartoonize Yourself’라는 GPT를 발견했다. 필자가 최근 찍은 증명사진은 너무 딱딱한 느낌이라 그 사진을 집어넣고 “좀더 젊게, 쾌활하고, 명랑한 느낌으로, 스마트하게 보이도록 그려줘”라고 했더니 좀더 친근한 캐릭터를 만들어줬다.

최근에 로고를 디자인해야 할 일이 있었다. ‘Canva’와 ‘Logo Creator’, 그리고 ‘Logo GPT’ 등을 이용해 로고 초안을 빠르게 얻을 수 있었다. 이러한 GPT들은 로고의 느낌, 사용할 색상, 디자인 철학을 대화를 하면서 반영할 수 있고, 로고 초안이 나오면 이를 편집도구로 수정하는 웹사이트로 이동해 최종 디자인을 생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Diagrams: Show Me’라는 GPT도 꽤 유용했다. 어떤 다이어그램을 그리려고 할 때 사용하면 좋을 듯하다. 필자가 “GPT 1에서 2, 3, 3.5, 4, 5로 진화하는 과정을 다이어그램으로 그려줘”라고 했더니, 다이어그램의 제목을 “GPT Evolution”이라고 알아서 붙여주었다. 그리고 GPT 1, 2, 3, 3.5 등 각각의 특징을 자기가 알아서 넣어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다이어그램을 직접 수정할 수 있게도 해준다.

동영상을 손쉽게 만들어주는 GPT도 있다. ‘Video GPT by VEED’에 주제는 비즈니스 모델이고, 대상은 기업인들이며, 동영상의 키포인트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다는 것은 스토리텔링이다”라는 10초짜리 즐거운 동영상을 만들어보라고 했더니, 꽤 좋은 초안 동영상을 만들어냈다. 이를 편집하는 일도 가능했다.

이런 GPT를 만들 때 주의할 점이 있다. GPT를 만들 때, 우리가 업로드한 파일을 오픈AI가 모델 성능 향상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아직 기업들이 만드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개인도 자신의 파일이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닌지,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내용은 없는지 등을 고민하면서 만들어야 한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빅데이터 응용학과·첨단기술 비즈니스 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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