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 청산이 총선 이슈? 양당 패권 정치 끝내는 것이 급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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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응천 미래대연합 공동창당준비위원장

조응천 미래대연합 의원이 지난 1월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간경향과 인터뷰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조응천 미래대연합 의원이 지난 1월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간경향과 인터뷰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그가 민주당 재선 중진이었다는 게 오래전 일처럼 느껴진다. 인터뷰 한 날(1월 31일)을 기준으로 채 한 달이 안 됐다. 조응천 미래대연합 공동창당준비위원장. 지난 1월 9일 출판기념회를 열었고, 이튿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선언을 했다. 현재 그의 소속은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미래대연합이다. 이 당적도 곧 달라진다. 2월 4일 이낙연 측 새로운미래와 합친 개혁미래당(가칭) 창당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이 ‘제3신당 중텐트’ 소속 현역의원은 3명이다. 모두 미래대연합을 준비하던 사람들이다. 재선인 조응천 의원은 앞으로 만들어질 새 정당의 원내대표를 맡을 예정이다. 역시 재선인 김종민 의원은 8년 동안의 의정활동 경험을 살려 정치개혁-선거제 개혁을 전담하는 정치개혁위원장을 맡아 활동할 계획이다. 3선인 이원욱 의원은 잠정적으로 ‘빅텐트 3지대 통합’을 전담하기로 역할을 분담했다고 조 의원은 밝혔다.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닌데 우리들의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제왕적 당대표의 폐해에 너무 시달렸던 사람들입니다. 정당법을 개정할 때까지 당대표를 없앨 수는 없으니 그냥 n분의 1로 가려고 합니다. 그러니까 당대표를 두기는 두되 원내대표가 겸직하는, 원내 정당을 지향하는 체제로 가려고요.”

-여의도 정치권 속어 중 ‘당 밖은 시베리아’라는 말이 있습니다. 재선 의원이지만 탈당이나 당적 변경은 처음인데, 그사이 너무나 빠르게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집 나오면 고생한다…와 같은 말이겠지요? 예전 같으면 신경 안 써도 되는 일을 일일이 챙겨야 하니 몸이 많이 피곤하긴 합니다. 그래도 마음은 편안합니다. 이재명 대표 테러 사건에 대해 경찰이 은폐 축소 수사를 했다고 주장하잖아요. 국회 본청 계단에 의원들이 쭉 모여 손팻말을 들고 항의 집회를 하더라고요. 아이고, 저 당(민주당)에 내가 있었다면 속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디다. 아마도 저는 안 나갔겠지만요.”

-당 주장에 동의하지 않아도 참석을 강요하는 무언의 압력 같은 것이 있었다는 말씀일까요.

“지난 여름에 후쿠시마 오염수 이슈화를 하겠다고 대표가 단식도 했고, 매일 저녁 본청 앞에서 항의 집회를 했는데 저는 한 번도 안 갔습니다. 왜냐면 그게 과학적으로 명확히 입증이 안 된 상황이라서요. 당대표 사법리스크에 대한 방탄 물타기라고 생각해서 온당치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방탄을 위해 왜 전 당력을 동원해 저러고 있나, 출석 여부를 체크하더라도 불이익을 받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고, 나가는 게 제 양심에 맞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둘째는 의원총회입니다. 거기에 안 나가도 되니 마음이 또 편안해지더라고요. 어차피 결론을 내놓고 지도부나 원내지도부의 의중에 반하는 그런 쪽 발언이나 주장을 해봐야 받아들여지지도 않거든요. 아마 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결되고 박광온 당시 원내대표를 주저앉히기 위한 심야 의총 때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거기서 친명이나 강성 의원들 주장에 부합하는 이야기를 하면 막 박수 치고 ‘옳소!’ 그러는 게 있었는데, 그에 반하는 이야기를 하면 막 야유하고 ‘사퇴시켜라’ 하는 그런 말이 나왔죠.”

“탈당 이후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편해요. 빅텐트는 가능성이 아닌 당위와 생존의 문제입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에서 떨어져나온 사람들이 모여야 가운데가 돼요. 어느 쪽에서든 우리 때문에 표가 갈라져서 졌다는 말도 못 하고요.”

-의원총회에서요?

“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쓸데없는 소리한다고 야유도 하고, 그러는 것을 보면서 ‘진짜 참, 의총인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그런 생각을 했는데 이제는 안 들어가게 되니 참 좋습니다.”

-말씀을 들으니 궁금한 것이 여러 가지입니다. 하나는 이전에 ‘민주당의길’이나 ‘원칙과상식’이 처음 만들어질 때도 그렇고 당내에서 동조하는 의원들이 굉장히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리고 오히려 의총을 하면 몇몇 의원이 이른바 강성 친명 성향을 드러내지만, 상당수 의원은 당내에서 이렇게 하면 안 된다, 강성 팬덤에 휘둘려선 안 된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고, 그게 주류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막상 원칙과상식이 만들어질 때나 탈당 과정에서 의원들 대부분은 강성 팬덤에 휘둘리는 건 고쳐야겠고 사당화는 막아야겠지만 그래도 민주당은 지켜야 한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듯했거든요. 그러니까 박용진 의원이나 1월 9일 출판기념회에 왔던 이소영 의원 같은 사람들도 탈당을 만류한 거 아닙니까.

“음… 아무리 해도 바뀌지 않으니까 남아서 장기전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주장도 있었는데 저를 비롯한 우리 ‘원칙과상식’을 하다가 나온 사람들은 내부충격으로는 이제 한계가 왔고, 답은 외부충격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안 되는 것 뻔히 아는데 안에 남아서 계속 뭐라고 하는 것도 사실은 좀 난감한 일이죠.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에 비유하자면 신간회와 의열단으로 나눠 합법투쟁과 무력투쟁, 뭐 그렇게 나뉠 것이라고 저는 주장하고 다녔어요.”

-원칙과상식이 의열단입니까.

“네. 의열단. 그런데 의열단 활동하기가 그렇게 쉽지 않죠. 20대 국회 때도 SNS가 없진 않았지만, 유튜버·개딸 영향력이 지금처럼 크진 않았어요. 있었다면 고작 트위터였죠. 그때도 계속 문제 제기를 했는데 그때 몇몇 다선의원이 말하길, 그때가 4·15 총선 때였나? 21대 총선에서 당선만 딱 되면 이제 청와대와 갑을이 바뀐다, 왜냐 임기가 대통령보다 훨씬 더 길기 때문에 (당이) 대통령·청와대 쪽에 아쉬울 게 없게 된다. 그러니 소신껏 하면 된다고 했죠.”

-다선의원들 전망대로 흘러가지 않았다는 거네요.

“더 심해졌죠. 더군다나 지금은 ‘무당 유튜버’들이 거의 방향을 잡고 세게 흔들면, 이렇게 말하면 심한 표현이긴 하지만 지령을 내리는 식이죠.”

-무당 유튜버라고요?

“네. 이슈를 일으키고 몇 번 방송하면 그게 금방 강성 당원에 전파되고 또 지도부도 그대로 거의 그 뜻에 맞춰서 그냥 움직이니까요. 총선이 지나면 지도부에도 소신껏 말할 수 있다는 말, 저는 별로 믿지 않았습니다.”

-당에 남은 의원들도 결국 팬덤과 동조하는 지도부 눈치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결국 공천 때문에?

“수박으로 찍히면 안 되니까요. 그 무당 유튜버들이 운영하는 몇몇 프로그램이 있는데 제가 구체적인 고유명사를 거론하지는 않겠습니다. 거기에 총선 출마 예정자가 출연하면 굉장히 인지도를 높여주는 쪽으로 굴러갑니다. 이런 식이에요. 개인적인 것 묻고 앞으로 어떻게 할 거냐, 이재명 대표는 어떻게 지키려고 하느냐. 그다음엔 출마하려는 지역에 누가 나오냐, 그 사람은 당신과 생각이 같냐 다르냐 묻고 다르니 수박이네, 그러면 당신이 돼야겠네 이렇게 딱 편 가르기를 해줘요. 그래서 그 지역에는 이 사람이다, 뭐 그렇게 하고 또 컨설팅 회사 운영하는 사람이 한때 당직도 겸업하고 요즘에는 여론조사회사까지 만들어 수박 지역구만 찍어서 여론조사 돌려서 그 수박이 지는 결과를 계속 반복해서 언급합니다.”

-여론조사에서 기관편향 문제를 많이 거론하기는 하는데, 평론하는 분 중에서는 40대 민주당 지지자 전체가 정치고관여/강성 팬덤화됐다는 지적을 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당이 거기에 얹혀 가는 듯한 느낌도 들었고요. 이재명 당대표의 말이나 당 공식 사이트의 청원 같은 걸 통해 계속 수박들을 배척하라는 글이 올라오고, 공천 역시 저는 그 단계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이른바 검증이라면서 대놓고 셀프 단수공천을 하고 이제 하…(한숨) 뭐 훌륭한 분 모셔와 공관위를 꾸렸겠지만 과연 제대로 진용을 갖출 수 있을까, 소위 말하는 ‘찐명’이 아닌 의원은 그저 표적이 되지 않으려고만 하고 있어요. 표적이 되면 죽으니까.”

-그래서 목소리를 못 내는 거네요.

“목소리를 내면 표적이 되니까. 그러니 이낙연 전 대표 탈당 전에 100명이 넘는 의원이 탈당 반대 서명을 했죠? 한 서른몇명 빼놓고는 다 했다는 것 같은데 당 지도부를 빼고 나면 실제 안 한 사람은 20명 안쪽이에요. 그러니까 서명에 참여하지 않으면 표적이 되는 거죠.”

“윤·한 갈등은 내부적으로 항복을 받아낸 한동훈이 남는 장사를 했죠. 그런데 ‘86 운동권 청산’은 국민의힘이 야당이면 모르되, 여당으로 내걸 총선 핵심 이슈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민생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이 ‘공백’으로 남거든요.”

-국민의힘 ‘윤심’ 초선들이 주동해 당대표 후보자를 몰아냈던 과정과 비슷한 일이 민주당에서도 일어났다고 보는 거로군요. 알겠습니다. 빅텐트는 실현 가능할 것 같습니까.

“이건 가능성의 문제가 아니고 당위의 문제이자 실존적인 문제라고 봅니다. 국민께서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어쨌든 기득권 정치를 타파하겠다고 뛰쳐나왔고 패권 싫다고 뛰쳐나왔는데 그새 한 줌 권력을 놓고 도토리 키 재기식의 신경전을 벌인다면 국민은 ‘싹수가 노랗다’고 할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뭐 한 줌도 안 되는 사람들끼리 ‘나, 이것은 꼭 해야 해’, ‘이렇게 하면 안 돼. 이건 못 받아. 이건 패권이야’ 하는 식으로 밀고 당기고 할 게 아닙니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패권에 대해서는 배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하나로 모일 때 국민이 ‘봐줄 만하네’라고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그게 자신들이 기반을 두고 있는 지지자들 내지는 조직의 덫을 벗어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을 지지하는 사람 중에는 민주당 쪽 사람들과 합치는 것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고, 이준석의 최근 발언도 그것을 반영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당장 미래대연합만 해도 이낙연 총리 쪽과 지지기반이나 정치개혁 비전이 많이 다르지 않습니까.

“우리 내부에서 그것을 두고 정말 엄청난 격론과 진통이 있었습니다. 그 끝에 새로운미래와 합당이라는 결과를 발표했는데 ‘무엇무엇 때문에’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꾸기로 했고요. 그 무엇보다 그것 하나 극복하지 못하고 모아내지 못한다면 국민께 표를 달라고 할 용기가 어디서 생겨날 수 있을까, 그건 염치없는 짓이다, 그래서 저는 진짜 우리 내부와 또 다른 중텐트·소텐트들에 ‘그냥 내려놓자, 다 내려놓자’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하고 있습니다. (잠시 침묵) 이게 안 되고 각자도생하면 그냥 다 죽는다는 걸 모두 잘 알 겁니다.”

-총선 결과는 어떻게 전망하세요.

“잘 모르겠습니다.”

-한 가지 예상되는 건 결국 총선은 전체 의석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도권 싸움입니다. 거기서 신당이 등장해 3자 대결 구도가 되면 제3신당 후보가 ‘당선되기는 어렵지만 야당 표는 분산시켜 결과적으로 여당 당선에 기여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 비난의 화살을 맞을 수 있어요. 2010년 6·2 서울시장선거에서 한명숙이 석패한 것을 두고 당시 노회찬 정의당 후보에게 비난이 쏟아진 것처럼요. 지금 민주당 강성지지층이 보여주는 어떤 경로 의존성으로 놓고 볼 때 지난 대선 때 ‘당내 경선에서 진 수박의 비협조로 졌다’라고 한 것처럼 민주당이 혁신 부족이나 중도층을 못 잡았기 때문이 아니라 제3당이 표를 가져갔기 때문에 졌다, 이런 식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높거든요. 제 생각에 이 팬덤 정서는 바뀌기도 쉽지 않아 보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빅텐트로 다 뭉쳐야 하는 거 아닌가요. 국민의힘에서 떨어져 나온 세력이나 민주당에서 떨어져 나온 세력이나 다 뭉쳐야 너희 때문에 표가 갈려서 우리가 졌다는 말을 못 할 것 아니겠습니까. 2010년 노회찬은 가장 왼쪽에 있었는데 왼쪽에 있는 사람들에게 가장 왼쪽에 있는 너희가 도와주지 않아서 오른쪽에 밀렸다고 말했다는 것 아닙니까, 그렇죠? 그런데 우리는 가운데 있으려고 해요. 가운데인데 아직은 완전히 합치지 않았으니 좀 왼쪽에 치우친 가운데일 수 있긴 합니다. 저기(이준석 개혁신당)하고 합치면 완전히 가운데잖아요. 그러면 국민의힘이나 민주당 양쪽 모두에게 ‘너나 잘해’라고 말할 수 있는 거죠.”

/박민규 선임기자

/박민규 선임기자

-민주당 강성지지층 쪽에서는 결국 탈당한 사람들이 이상민 의원이 택했던 길, 국민의힘 입당으로 갈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하하. 우리는 1당·2당을 저울질해가며 몸값을 높여 받으려고 나온 게 아닙니다. 경우에 따라 특정 지역구에서 선거연대 제의가 들어왔을 때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주고받을 것을 받아 의석수를 확보하는 일은 있을 수 있어요. 그런데 그걸 가지고 빨간 당으로 간다, 파란 당으로 간다 그렇게 할 건 아닙니다.”

-‘검사 출신 물 빠지려면 좀 오래 걸린다’는 말씀을 예전에 하신 적 있습니다. 지금 윤·한 갈등을 보며 남다르게 읽으시는 수(手)가 있을 듯싶습니다.

“검사 출신과는 상관없고요. ‘한 수 위다. 한동훈이가.’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상대방은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어놓고 자기는 마음대로 움직이면서 ‘(윤석열)아바타’라는 딱지를 뗄 수 있는 그 정도로 힘 조절을 할 수 있는 만큼만 했습니다. 밖에는 갈등을 봉합한 것으로 돼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목숨만은 살려줄게’ 하고선 항복을 받아낸 거죠. 윤석열로부터.”

-한동훈이 들이받았다는 걸 국민도 다 간파하는 거죠. 그렇다면 그게 총선에서 국민의힘에 유리한 방향으로 가게 되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한동훈 비대위는 ‘86 운동권 청산’을 이번 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키우려는 듯싶고요.

“만약 국민의힘이 야당이고 민주당이 여당인데 운동권 청산을 내세웠다면 완벽했겠죠. 여당은 어쨌든 정부와 손잡고 나라를 이끌어가야 하고 국민을 좀더 살기 좋게 해야 할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당이니까요. 또 민심을 수렴해서 전달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앞엣것을 안 해. 마치 야당처럼 상대방 공격만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런데 ‘당신들은 도대체 뭐를 하는데’라는 부분이 공백으로 남습니다. 가장 취약점이 바로 수직적 당정관계나 ‘윤석열 아바타’를 극복할 수 있느냐 하는 겁니다. 제가 페북에도 적었는데 임기를 야구로 비유한다면 한동훈이 아무리 특급 마무리 투수라고 하더라도 8회말 9회초도 아니고 ‘3말4초’에 들어온 거잖아요. ‘롱 릴리프(중간계투)’도 아니고. 그나마 결정구도 못 던져요. 수직적 당정관계, 김건희, 공천 이 세 가지는 못 건드리는 겁니다. 만약 건드리면 감독이 투수를 교체할 거라고 전망했습니다.”

-한동훈이 첫 격돌에서 생각보다 영리하고 민첩하게 대응했습니다.

“영민하죠. 비유하자면 감독의 비리를(하하). 어쨌거나 한동훈의 입장에서는 남는 장사를 했습니다. 이번에 쫓겨나더라도 해외 출국했다가….”

-돌아오면 되죠. 이번에는 진짜로 구원투수로.

“그럼요. 그냥 업혀 가는 거니까. 그때는 국정은 완전히 결딴나 있을 것이고, 민주당도 어떻게든 이재명 방탄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을 것 같긴 합니다만….”

-왜 윤석열 대통령은 사과에 인색할까요. 자기 잘못으로 벌어진 문제를 더 키우는 스타일 아닙니까. 이건 윤 대통령 개인의 ‘인성’ 문제로 보십니까.

“개인의 인성에 기인한 문제라기보다는 소수 정파 출신 대통령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 이야기가 가끔 나오던데 이런 처지를 쿨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그걸 더 상황을 몰아붙이는 땔감으로 쓴다는 겁니다. 그래서 안 그래도 ‘다이내믹 대한민국’에선 뜨겁던 이슈가 며칠도 못 가고, 그냥 넘어가면 또 다른 게 터지는 식으로요. 또 요즘엔 잠잠하지만 압수 수색하고 누구 진술 나오면 언론은 동네 축구에서 공 쫓아다니는 것처럼 그리로 우르르 몰려가잖아요. 그렇게 하다 보면 또 망각합니다. 그러니 그냥 ‘좋은 공’ 하나씩 던져주면서 그때그때 모면하면 된다, 그런 생각인 것 같아요.”

-혹시 덧붙일 말씀은 없는지요.

“네. 어쨌거나 봄이 되면 새싹이 좀 볼 만하게 올라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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