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의 장난, 영겁의 흉터 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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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 본 세상]찰나의 장난, 영겁의 흉터 될라

경복궁에 ‘낙서 테러’가 일어났다. 지난 12월 16일 오전 1시 42분쯤 경복궁 담벼락 일대가 가로 44m 정도의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됐다. 이어 17일 밤 10시쯤에는 영추문 왼쪽 담벼락에 가로 3m 크기의 모방 범죄가 추가됐다.

문화재청은 문화유산 보존처리 전문가 등 20명을 투입해 낙서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복구 작업에는 최소 일주일 정도가 걸린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완전 복원을 확답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범행을 저지른 3명의 용의자는 모두 검거됐다. 경찰은 이들을 단순 재물손괴가 아닌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행 문화재보호법은 사적 등 지정문화유산에 글씨, 그림 등을 쓰거나 그리거나 새기는 행위를 금지한다. 이를 어기면 3년 이상의 유기 징역에 처할 수 있고, 원상 복구를 명하거나 복구 비용을 청구할 수도 있다.

지난 12월 18일 찾은 경복궁. 담벼락을 덮고 있는 가림막 사이로 광범위한 낙서가 보였다. 이 얼룩덜룩한 상흔이 깨끗이 아물 수 있을까.

<한수빈 기자 subinhan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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