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할 권리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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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함 속 꼬깃꼬깃 지폐들

<가난할 권리>
최준영 지음·책고래·1만6000원

[신간]가난할 권리 外

노숙인대학 수료생 김씨가 세상을 떠났다. 장례식장에 밤늦게 수십명의 문상객이 줄을 이었다. 행색만 봐도 생활을 짐작할 수 있음 직한 이들이 영정 앞에서 오열했다. 장례비용이 걱정이던 저자를 당황하게 한 건 부의함에서 쏟아져나온 꼬깃꼬깃한 1000원, 5000원, 1만원짜리였다. 밥 한 끼, 술 몇 잔을 위해 왔을 거라는 생각은 오해였다. 행여 빼앗길까봐 바짓단에 감춰뒀을, 생애 최후의 순간을 위한 돈을 아낌없이 내놓은 것이 진실이었다. 그날 그는 “사람이 사람인 이유”를 깨달았다. ‘거리의 인문학자’라는 별명을 얻은 저자가 20여 년간 만난 노숙인, 미혼모, 재소자, 탈학교 청소년의 이야기다. 인문학을 만났기에 누군가는 새로운 꿈을 꾸고, 누군가는 멀어졌던 아내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인문학이 누구에게나 의미 있는 까닭을 알게 한다.

▲나의 손이 내게 말했다 | 이정화 지음·책나물·1만6700원

[신간]가난할 권리 外

연고도 없는 통영을 자꾸 찾은 이유. 거기 치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정한 세 그루 나무에 반해 봉숫골 낡은 아파트를 산 저자는 나무에 ‘무용’, 집에는 ‘봉수아’라고 이름을 붙인다. 일에 쫓기고 번아웃과 불안에 시달릴 때마다 통영의 소박한 골목과 잘 익은 햇살, 충만한 먹거리는 위로가 된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걸어 마음을 채우며 ‘여여하게’(본연의 모습으로) 살라 손짓하는 책이다. 끝나지 않는 우당탕탕 집수리 과정이 웃음을 자아내고 순전한 책사랑이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사랑하는 장면이 내게로 왔다 | 서이제, 이지수 지음·마음산책·1만5000원

[신간]가난할 권리 外

유명 영화감독들의 작품을 번역하며 영화를 동경한 번역가의 북토크를 진행하게 된 영화 전공 소설가 두 사람이 “영화에 관한, 영화관에 관한, 영화와 얽힌 사람들에 관한” 추억 속 이야기를 10가지 주제로 써 내려간다.

▲너의 불안에 관하여 | 송지민 지음·북스톤·1만7000원

[신간]가난할 권리 外

‘SNS를 보면 다들 찬란한 삶인데, 나만 왜 불안할까.’ 저자는 SNS에서 인터뷰 대상을 모았다. 모범생, 성소수자, 백수, 정신질환자까지…. 4년간 다양한 Z의 이야기를 들었다. 또래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탐험했다.

▲중섭 아재처럼 | 정희성 지음·시산맥·1만원

[신간]가난할 권리 外

서귀포 흙벽 집에 살던 이중섭 화가의 삶을 떠올리며 ‘시 한 줄로 목숨 하나 보듬어 줄 수 있’기를 갈망한다. 제주에서 귤 농부로 사는 시인은 시업 30년을 맞았다. 인생을 관조하는 시선을 담채화 빛 서정시에 가득 채웠다.

<임소정 기자 sowha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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