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바다에 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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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 본 세상]저 바다에 누워

나는 내가 지난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공포 영화처럼 음주운전을 하다가 누군가를 치어 죽인 것은 아니며, 특별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것도 안 했다는 표현이 맞겠다. 나만의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코로나19로 제대로 된 바캉스를 즐겨본 이는 거의 없었으니….

지난 7월 1일 전국 해수욕장 대부분이 정식 개장했다. 이튿날 강원도 강릉 경포대 해수욕장을 찾았다. 눈깔사탕 같은 비치파라솔들. 드론의 눈으로 본 해수욕장의 풍경이 마음을 들뜨게 했다. 선베드에 누워 시원한 맥주나 한잔할까? 코로나19 때문에 3년을 기다려왔는데, 나쁘지는 않겠다. 그래, 딱 한 잔을 마셨다. 물론 운전대는 잡지 않았다.

<사진·글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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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오늘을 생각한다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지난 6월 10일 경기 수원시청 앞에서 수원시 장안구의 한 민간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집단 아동학대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비슷한 사건을 접할 때마다 가해자들의 범죄행위에 치를 떨면서, 피해 아동 보호자들이 지친 마음과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을 하게 만드는 망가진 시스템에 분노한다. 만 2세 반 어린이 13명에게 2명의 교사가 상습 폭력을 가했다. 경찰이 확보한 35일 치 CCTV에서 350건의 학대 행위가 발견됐고, 가해 교사 2명과 원장이 상습 아동학대와 방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피해 가족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원장은 아무런 행정 처분 없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고, 가해 교사 2명은 자진 사직했기에 자격정지 등 처분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수원시는 할 수 있는 행정 조치는 다 했다며, 재판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피해 가족들은 수원시 행태가 마치 2차 가해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아동들은 여전히 불안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자다가 몇 번씩 잠에서 깨는 한 어린이는 “꿀향기반 선생님들이 자기를 데리러 올까봐 무섭다”고 했다. 다른 어린이는 작은 소리에도 몸을 움찔하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 지난 1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경찰 신고, 언론 보도가 이어졌지만 5개월 동안 가족들의 삶은 하루도 편하지 않았다. 만 2세 어린 아기들을 밀치고, 넘어뜨리고, 머리채를 끌어당기고, 냅다 던져버리는 영상을 보며 엄마·아빠들의 마음은 지옥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