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함께” 노란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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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 본 세상]“끝까지 함께” 노란 다짐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연대 등 세월호 참사 관련 단체들이 지난 5월 24일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재차 촉구하며 ‘4·16세월호참사 10주기 위원회’를 발족했다. 위원회는 이날 서울특별시의회 앞에 설치된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참사 이후 9년여가 지난 오늘에 이르기까지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대책 수립과 이행 등 어느 하나도 완수되지 않았다”며 위원회 발족 배경을 밝혔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완수를 위한 새로운 다짐과 실천의 계기로 만들고자 한다”며 “지난 10년 동안 이뤄진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의 의미와 한계를 돌아보고, 진실을 온전히 밝히고 응당한 책임을 묻기 위해 다시 신발끈을 조이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서울시의회는 세월호 기억공간을 오는 6월 12일까지 자진 철거하라는 내용의 계고장을 지난 5월 10일 유가족단체에 보냈다. 계고장에는 정해진 날짜까지 철거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을 하고, 변상금을 징수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발족 선언문의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는 ‘절대로 잊지 않겠습니다’,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라고 함께 다짐했습니다”라는 문구가 시선을 잡아끌었다. 회견 참가자들이 세월호 기억공간 외벽에 매단 노란 장미 또한 ‘함께하겠다’는 다짐이었다.

<사진·글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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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의 역경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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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손찬은 중국 후한 말 북방민족들이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떨 정도로 위세를 떨쳤던 화북의 군벌이다. 오늘날 베이징 근처 유주를 근거지로 세력을 키웠던 공손찬은 백마의종이라는 막강한 기병대를 중심으로 황건적과 만리장성 넘어 이민족들을 토벌하며 군세를 넓혀갔다. 탁월한 군사적 재능을 갖췄으나 성품이 포악했던 공손찬은 폭정을 일삼으며 민심을 크게 잃는다. 왕찬이 기록한 <한말영웅기(漢末英雄記)>에 의하면 공손찬은 자신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본다는 이유로 부하를 죽이는가 하면 유능한 관료들을 쫓아내고 점쟁이를 측근에 등용하는 등 막장 행각을 벌였다. 하루는 백성들 사이에서 덕망 높았던 관리 유우를 저자에 세워놓고 ‘네가 천자가 될 인물이라면 비가 내릴 것이다’라고 말한 뒤 비가 내리지 않자 그 자리에서 죽여버렸다. 분개한 수만의 유주 백성들은 유우의 아들과 합세해 공손찬을 공격했고, 라이벌 원소와 이민족들까지 연합해 공격하니 공손찬은 고립무원에 처한다. 사방이 포위된 공손찬은 기주 역현에 거대한 요새를 짓고 농성에 들어가니 이 요새가 역경성이다. 자신의 남은 전력을 요새 건설에 쏟아부은 공손찬은 “300만석의 양곡을 다 먹고 나면 천하정세가 달라질 것이다”라고 말하고 외부와 연락을 끊은 채 향락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