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정사업본부 태백우체국 발행 우표 중 ‘대한민국 석탄산업 영웅들’ 전지 / 태백우체국 제공
한때 최대 45개의 탄광을 보유해 국내 최대 탄광사업소로 꼽혔던 장성광업소가 오는 2024년 폐광한다. 이로써 1896년부터 개발된 탄광은 128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국내에서 석탄개발은 1903년 궁내부 내장원경 이용익이 프랑스의 용동상회와 평양 사동탄광을 합동 개발하면서부터 본격화됐다. 한일강제병합 이후 일본은 1915년 12월부터 ‘조선광업령’, ‘조선광업령시행규칙’ 등을 제정해 조선의 자원수탈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만들었다. 사실상 약탈이지만 법을 통한 ‘합법적 채취(?)’에 나섰다. 당시 조선의 광물은 일본의 착취대상 1호였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발발로 석탄 수요가 증가하자 아오지 탄광개발을 확대하고, 조선의 탄광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해방 이후 1948년 8월 15일 남한 단독정부가 수립되자 정부는 석탄 증산을 위해 노력했다. 전쟁 중에도 1950년 11월 1일 ‘대한석탄공사’를 발족했다. 정부는 1961년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수립하면서 석탄 증산을 위한 적극적 사업을 펼쳤다. 그 결과, 1966년 한 해만 1161만t의 석탄을 생산하는 등 석탄의 자급자족을 실현했다.
경제성장이 가속화되던 1960~1970년대 국민의 주요 생활에너지원으로 쓰인 석탄은 그러나 1980년대 중·후반 국제유가 안정, 가스 보급 본격화 등으로 소비량이 큰 폭으로 줄었다. 1989년부터 1996년까지 불과 7년새 334개 탄광이 문을 닫았다. 2017년 당시 대한석탄공사 산하 공공탄광은 강원도 태백시 장성광업소와 삼척시 도계광업소, 전남 화순군 화순광업소가 유일했다.
우정사업본부 태백우체국은 한때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원동력이었던 석탄산업을 기록하고, 기억하기 위해 석탄산업 현장과 당시 역군들의 이야기를 엮어 우표로 발행한다고 밝혔다. 발행우표는 경제발전의 초석이 된 석탄산업을 주제로 한 전지 1종과 대한민국 석탄산업 영웅들의 모습을 담은 전지 1종,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대한민국 석탄산업을 기록한 전지 1종 등 모두 3종이다.
통근버스를 타고 탄광으로 달리던 화순광업소 광부들의 모습을 비롯해 지하 수백m 아래 탄광 막장으로 입갱하는 모습, 다이너마이트 화약 발파선에 점화하는 모습 등 당시 현장의 모습을 우표에 생생하게 담았다.
강도 높은 작업을 마친 후 막장에서 저녁식사를 하는 광부들의 모습과 온몸에 탄을 묻힌 채 다 함께 퇴갱(탄광에서 나오는 것)하는 광부들의 모습도 우표로 찾아볼 수 있다. 사료는 한국탄광문화유산연구소(김재영 소장)가 제공했다. 1980년대부터 2020년까지의 탄광 역사를 두루 살펴볼 수 있다. 지금은 폐광된 옛 탄광의 모습들도 우표로 만나볼 수 있다.
우표는 전지 1장당 9200원이다. 영원우표(규격우편물 요금이 인상돼도 영원히 사용할 수 있는 우표)로 발행된다. 별도의 정해진 수량은 없다. 태백우체국은 5월 22일부터 6월 19일까지 태백우체국 홈페이지 팝업창 또는 공지사항을 통해 우표예약을 받은 뒤 그 수량만큼만 6월 26일에서 30일 사이에 등기로 발송한다. 배송료는 장수와 관계없이 2620원이 추가된다.
<류인하 경제부 기자 ach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