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오픈런’을 왜 하냐고요?
<이상하고 소란스러운 우표의 세계>
서은경 지음·현암사·1만5000원
![[신간]이상하고 소란스러운 우표의 세계 外](https://img.khan.co.kr/newsmaker/1524/1524_66a.jpg)
날도 추운 2월의 어느 날 아침 7시. 그는 우체국 앞에 가서 줄을 섰다. 뒤를 이은 중·노년 남성들이 허공에다 말을 했다. “급한 일이 있어서 왔나 보네.” “많이 급한가 보네.” 8시 55분에 등장한 직원이 “우표 사실 분들인가요?” 물었을 때야 그들의 경쟁자임이 밝혀졌다. 취미우표 통신판매 제도가 있음에도 굳이 우체국 ‘오픈런’을 하며 ‘밤하늘 별자리 이야기’ 우표 전장 5장을 구매한 그는 우취인(우표수집인) 경력 20년에 빛나는 젊은 여성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우표 한 장이 얼마인지도 모르는 시대(430원이다)에도 우취인들은 바쁘다. 한 달에 두 번은 축제(기념우표 발행)가 열리며 ‘초일’인 그날은 꼭 서울중앙우체국에 가서 날짜 찍힌 도장을 찍어줘야 한다. 여행지는 관광우편날짜도장을 기준으로 잡으며, 해외로 갈 때도 우취 강국을 택해 우표를 구매해야 한다. 정말 ‘덕질’의 세계는 놀랍다.
▲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
카밀라 팡 지음·김보은 옮김·푸른숲·1만8800원
![[신간]이상하고 소란스러운 우표의 세계 外](https://img.khan.co.kr/newsmaker/1524/1524_66b.jpg)
“엄마, 인간 사용 설명서는 없나요?” 5세에 그는 엄마의 마음이 찢어지는 걸 느꼈다. 8세에 자폐스펙트럼장애를, 26세에는 ADHD를 진단받았다. 7세부터 과학책에 빠졌던 그는 생물화학 박사가 됐고, 자신에게 필요했던 설명서를 직접 썼다. 책은 자폐 등 신경 다양성의 ‘능력’을 보여준다. 머신러닝을 통해 의사 결정법을, 열역학을 통해 무질서를, 게임이론을 통해 예의범절을 이해한다. 고기능 자폐인이며, 아스퍼거증후군인 그에게 과학이라는 다리가 있었듯, 누구나 타인과 연결될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
▲게임이 세상을 바꾸는 방법
제인 맥고니걸 지음·김고명 옮김 RHK·2만5000원
![[신간]이상하고 소란스러운 우표의 세계 外](https://img.khan.co.kr/newsmaker/1524/1524_66c.jpg)
게임의 중독성이 높은 이유는 뭘까. 게임 전문가인 저자는 “현실이 망가져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긍정심리학, 인지과학, 사회학 등 연구결과를 통해 게임의 진짜 힘을 이해하면 현실 세계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노동의 상실
어밀리아 호건 지음·박다솜 옮김 이콘·1만7000원
![[신간]이상하고 소란스러운 우표의 세계 外](https://img.khan.co.kr/newsmaker/1524/1524_66d.jpg)
‘열심히 일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암묵적인 공식이 자본주의의 기득권이 만든 허상이라는 고발이 담겼다. 일이 우리를 필요로 하는 것보다 우리가 일을 더 필요로 한다. 이 때문에 생기는 노동착취 문제를 낱낱이 파헤쳤다.
▲여자를 일으키는 여자들
이선화 외 지음·허사이트·1만6000원
![[신간]이상하고 소란스러운 우표의 세계 外](https://img.khan.co.kr/newsmaker/1524/1524_66e.jpg)
성폭력 피해자는 과거와 단절하고 현실감을 찾는 ‘그라운딩’(안정화)이 필요하다. 문화예술계 미투 생존자와 연대자들이 주축이 된 ‘상-여자의 착지술’팀이 무용, 미술, 영화 등 다양한 예술을 통한 치유 이야기를 전한다.
<임소정 기자 sowha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