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올리고 더 잘나간 기업
<왜 내 월급은 항상 부족한 걸까>
데이비드 벅마스터 지음·임경은 옮김·잇콘·1만8000원
최저임금이 오르면 실업률과 물가가 오른다고 생각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미국 시애틀은 2014년 사상 최대 폭으로 최저임금을 올린 뒤 전국 평균보다 낮은 실업률을 보였다. 물가는 요동치지 않았고, 로봇이 일자리를 빼앗지도 않았다. 스타벅스와 피자헛을 거쳐 나이키의 임금산정 전문가로 일하는 저자에 따르면 이 오해의 근원에는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과 급여 결정의 타성이 깔려 있다. 그는 누구나 최소한의 생계비에 품위유지비가 포함된 충분한 급여를 받는 ‘공정 급여’ 체제가 기업 경쟁력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CEO 급여를 삭감해 사내 최저임금을 연봉 7만달러(약 9160만원)로 책정한 시애틀의 신생기업 그래비티 페이먼츠는 다양한 인재를 끌어와 영업이익이 200% 늘었다. 기업의 임금산정 방식과 직원이 정당한 급여를 받는 전략에 대해 알려준다.
▲체육복을 읽는 아침
이원재 지음·정미소·1만6500원
다린 교복을 입고 온다는 건 살뜰한 보살핌을 받고 있다는 것. 아침 등굣길 체육복에서 쓸쓸한 마음을 읽어낸다. 저자는 첫 발령 직후를 제외하곤 10년을 학생부만 맡아온 국어 선생님이다. ‘관동별곡’을 막장 드라마와 엮어 수업할 꿈에 부풀었지만, 첫 부임지는 공부 따윈 포기한 아이들만 모인 특성화고였다. 왕따 근절을 위해 체육관에서 ‘가오’를 잡고, 함께 자격증 방과후 수업을 들으며 ‘야자’를 감행한다. 하루하루 변해가는 제자들과 조금 낯설지만 정 많은 선생님의 동고동락 성장기다.
▲개가 보는 세상이 흑백이라고?
매트 브라운 지음·김경영 옮김 동녘·1만4000원
동물에 대한 낭설을 해명하는 책이다. 피라냐는 사람을 무턱대고 공격하지 않으며, 개들은 파랑과 노랑을 구별한다. 금붕어의 기억력이 3초 혹은 7초라는 근거는 없다. 어떤 물고기는 다섯 달 전 받은 훈련을 기억해낸다.
▲한국 교육의 오늘을 읽다
정용주 외 지음·교육공동체벗·1만7000원
진보 교육감, 학교 돌봄, 미디어 리터러시, 공정, 안전, 페미니즘, 인공지능 등 현재 교육계에서 주목하는 이슈 22가지를 정리했다. 오래된 의제들이 왜 답보상태인지 점검하고, 새롭게 논의돼야 할 이슈를 제시한다.
▲영원한 가설
이상 지음·김동희 옮김·다·2만원
시인 이상이 1931~1932년 잡지 ‘조선과 건축’에 연재한 일본어 시 28편을 엮었다. 이상의 일본어 시를 연구해온 역자의 현대어 번역이다. 김해경이 ‘이상’이란 필명을 사용하고, 세로 조판이 가로 조판으로 바뀌는 등의 전환이 눈길을 끈다.
<임소정 기자 sowha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