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는 왜 실수를 인정 안 할까
<죄 없는 죄인 만들기> 마크 갓시 지음·박경선 옮김·원더박스 2만5000원
장모를 강간·살해하고 조카를 폭행·강간한 죄로 한 남성이 수감됐다. 조카가 범인이 “이모부였다”고 말을 바꿨기 때문이다. 알리바이가 있었지만, 남성은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7년 뒤, 장모의 질강 내 DNA와 남성의 DNA가 일치하지 않음이 밝혀졌다. 검찰은 남성을 석방하는 대신 장모가 DNA의 주인과 악수한 뒤 자위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법학교수인 저자는 ‘오하이오 이노센스 프로젝트’를 설립해 750년 이상 복역한 39명의 석방을 도왔다. 증거가 나와도 검경, 심지어 판사도 최초 수사결과를 뒤집기 싫어했다. 검사 출신인 저자 또한 비슷한 과정을 겪었기에 심리학에서 그 답을 찾았다. 이 행동은 확증 편향, 용의자를 ‘인간 이하’로 보는 ‘비인간화’ 등에서 비롯된다. 그는 이노센스(결백) 운동의 더 큰 목표는 ‘새로운 심리학적 이해와 형사사법제도 개혁’이라고 말한다.
▲우리 모두 댓글 폭력의 공범이다
정지혜 지음·개마고원·1만7000원
기사 댓글 삭제 요청 전화가 왔다. 혐오표현과 허위사실에 틀린 맞춤법까지 가관이었다. 댓글창은 왜 이 지경이 됐을까. 8년차 기자인 저자는 여성혐오 관련 기사를 쓴 뒤 사이버폭력에 시달렸다. 그는 분노와 혐오의 장이 된 댓글창이 유튜버·정치인 등 ‘선동가’, 악의적 댓글과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쓰는 ‘관심 구걸꾼’, 조회수 낚시용 기사를 쓰는 언론 등 ‘적극적 방관자’, 그 기사를 클릭하며 팔짱만 끼는 ‘소극적 방관자’ 등 우리 모두의 합작품이라고 말한다. 공론장 재건의 해법도 모색한다.
▲서평가의 독서법
미치코 가쿠타니 지음·김영선 옮김 돌베개·1만9800원
‘영어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서평가’로 불린다는 문학비평가가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100여권의 책을 소개한다. <위대한 개츠비>에서 <해리 포터> 시리즈, 마틴 루서 킹의 연설문까지 시대와 장르를 아우른다.
▲어딘가에는 살고 싶은 바다, 섬마을이 있다
윤미숙 지음·남해의봄날·1만4800원
마을 만들기 전문가가 전라남도의 ‘가고 싶은 섬’ 프로젝트를 맡아 고군분투하면서 ‘살고 싶은 섬’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았다. 꽃섬, 미술섬, 순례자의 섬 등을 꾸리는 과정 사이사이의 갈등 중재법과 같은 생생한 팁이 들어 있다.
▲구름 관찰자를 위한 가이드
개빈 프레터피니 지음·김성훈 옮김 김영사·2만2000원
‘파란하늘주의’와 맞서기 위해 구름감상협회를 설립한 저자는 자칭 ‘구름 덕후’다. 구름 관찰법, 생성원리, 관련 신화와 예술작품까지 구름에 관한 잡학상식을 위트 있게 전한다. 마지막엔 구름관찰자 졸업시험까지 실려 있다.
<임소정 기자 sowha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