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과거의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그리고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협력 파트너로 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1일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의 세계적 복합위기, 북핵 위협을 비롯한 엄혹한 안보위기, 그리고 우리 사회의 분절과 양극화의 위기를 어떻게 타개해 나갈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우리가 변화하는 세계사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미래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다면 과거의 불행이 반복되게 될 것은 자명하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3·1운동 정신을 망각하고 또 훼손하고 있다”며 “역사적 책임과 합당한 법적 배상 없이 신뢰 구축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저와 우리 국민은 역대 최악의 3·1절 기념사를 들어야 했다”며 “미래로 나가기 위한 과거 청산의 의지는 한군데서도 읽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여당은 옹호에 나섰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오로지 국익적 관점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후보는 “과거를 양국이 양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마무리하고 발전적 관계로 새로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같은 당권주자인 안철수 후보는 “한일관계는 철저하게 경제, 안보와 역사를 분리해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찬호 기자 flycloser@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