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먼지 속 그들 누가 손잡아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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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 본 세상]흙먼지 속 그들 누가 손잡아줄까

인구 40만의 도시 안타키아는 튀르키예에서도 가장 큰 지진피해를 입은 곳이다. 지난 2월 10일(현지시간) 찾은 안타키아는 폭격을 맞은 듯 붕괴된 건물이 즐비했고, 잔해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종잇장이 찢어지듯 갈라진 도로에는 중장비와 구급차가 쉴 새 없이 오갔다. 바람이 불 때마다 흙먼지가 매섭게 달려들었다. 한국 구조대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모여든 구조대원들이 밤낮없이 구조작업을 벌였다. 건물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가족을 애타게 기다리는 이들이 집터 주변에서 오열했다. 구조대에 가족의 생사라도 확인해 달라며 울며 애원하기도 했다. 신원을 확인하지 못한 시신들이 길가에 놓였다. 사망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동안, 간간이 기적의 생환 소식이 들려왔다. 사진은 2월 14일 다시 찾은 안타키아 피해 현장을 드론으로 내려다본 모습이다.

앞서 2월 6일 오전 4시 17분쯤 규모 7.8의 강진이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서북부를 강타했다. 지진 열흘째인 15일 사망자는 4만1000명을 넘어섰다. 구조작업은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220만명이 넘는 이재민이 인도주의적 지원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사진·글 안타키아(튀르키예) | 문재원 기자 m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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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오늘을 생각한다
아동학대, 나아진 게 없다
지난 6월 10일 경기 수원시청 앞에서 수원시 장안구의 한 민간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집단 아동학대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비슷한 사건을 접할 때마다 가해자들의 범죄행위에 치를 떨면서, 피해 아동 보호자들이 지친 마음과 몸을 이끌고 기자회견을 하게 만드는 망가진 시스템에 분노한다. 만 2세 반 어린이 13명에게 2명의 교사가 상습 폭력을 가했다. 경찰이 확보한 35일 치 CCTV에서 350건의 학대 행위가 발견됐고, 가해 교사 2명과 원장이 상습 아동학대와 방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피해 가족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원장은 아무런 행정 처분 없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고, 가해 교사 2명은 자진 사직했기에 자격정지 등 처분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 수원시는 할 수 있는 행정 조치는 다 했다며, 재판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피해 가족들은 수원시 행태가 마치 2차 가해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아동들은 여전히 불안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자다가 몇 번씩 잠에서 깨는 한 어린이는 “꿀향기반 선생님들이 자기를 데리러 올까봐 무섭다”고 했다. 다른 어린이는 작은 소리에도 몸을 움찔하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 지난 1월 CCTV 영상을 확인하고 경찰 신고, 언론 보도가 이어졌지만 5개월 동안 가족들의 삶은 하루도 편하지 않았다. 만 2세 어린 아기들을 밀치고, 넘어뜨리고, 머리채를 끌어당기고, 냅다 던져버리는 영상을 보며 엄마·아빠들의 마음은 지옥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