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저장고’ 갯벌이 품은 나무 한 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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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 본 세상]‘탄소 저장고’ 갯벌이 품은 나무 한 그루

갯골 사이로 바닷물이 들어오자 갯벌에서 거대한 나무 한 그루가 형태를 드러냈다. ‘세계 습지의 날’(2월 2일)을 앞둔 지난 1일 강화도의 갯벌을 찾았다. 하늘에서 갯벌을 내려다보니, 갯골이 만든 나무가 모여 거대한 숲을 이루고 있었다. 강화도 갯벌은 저어새, 두루미 등 철새들의 서식지로 가치를 인정받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 중이다.

우리나라 전체 면적의 약 2.4%(2489.4㎢)가 갯벌이다. 이중 절반 이상이 ‘한국의 갯벌’이라는 이름으로 202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이들 지역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연안 습지인 갯벌은 생태적 역할뿐 아니라 기후위기에서 중요한 ‘탄소 저장고’로서도 가치가 높다. 국내 갯벌이 매년 11만대의 승용차가 내뿜는 수준인 26만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약 1300만t 규모의 탄소를 저장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국내 갯벌 면적은 간척사업과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9.9㎝) 등으로 1987년 3204㎢에서 2018년 2482㎢(염습지 포함)로 30년새 약 23% 감소했다. 국립생태원은 지금과 같은 탄소 감축 속도라면, 우리나라 갯벌 36곳 중 75%가 사라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사진·글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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