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그날까지 인간답게
<인간적인 죽음을 위하여>
유성이 지음·멘토프레스·1만3800원
많은 노인이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죽음을 맞는 시대, 인간다운 임종은 어떤 것일까. 집에서 ‘편안히’ 눈감고 싶어도 돌봄을 누가 감당할지의 문제는 쉽지 않다. 사망 후엔 경찰 조사가 필요한 ‘불편한’ 현실도 뒤따른다. 책은 생명윤리학 박사과정 중인 저자가 호스피스병원에서 간병사로 일하면서 88세 노인과 함께한 22일간의 기록이다. 요양병원에서 원치 않는 형태의 죽음을 맞는 부친을 보고 ‘죽음학’ 탐구를 시작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출입이 어려워진 발마사지 봉사자를 대신해 직접 발마사지를 하고, 늘 사회의 어른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담은 인사를 한다. 어르신은 의식을 잃기 전까지 ‘황혼일기’를 쓰며 하루하루 생명을 지닌 인간으로서 죽음을 준비한다. ‘웰다잉’ 논의가 연명치료 선택의 문제를 넘어 노인돌봄과 죽음을 잘 준비할 수 있는 환경 논의로까지 뻗어나가야 한다는 고찰을 준다.
▲내 인생을 바꾼 거절
제시카 배컬 지음·오윤성 옮김·북하우스·1만6500원
박사과정 초기, 앤절라 더크워스는 지도교수에게 “한심한 발상”이라며 아이디어를 무시당했다. 엄청난 노력을 쏟은 연구도 맥아더재단 연구비 지원에서 탈락했다. ‘열정적 끈기’의 그릿(GRIT) 이론으로 그는 결국 유명해졌다. 미국 스미스대학에서 자기 서사 프로젝트를 이끄는 저자는 성공한 여성 경영자, 저널리스트, 예술가 등 다양한 이를 인터뷰했다. 이들은 거절을 통해 교묘한 편향을 깨닫거나, 회복 탄력성을 키우고, 새로운 길을 찾았다. 학문적 연구를 접목한 거절 대처법이 눈길을 끈다.
▲물은 비밀을 알고 있다
최종수 지음·웨일북·1만8000원
빙산이 녹아도 해수면은 높아지지 않는다? 공공기관 연구소의 ‘물 박사’가 물이 자연에 끼치는 영향, 물이 창조한 문화, 물이 바꾼 역사, 일상 속의 물 등 인문학적 지식을 들려준다. 유명한 유사과학책과는 제목만 유사하다.
▲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케이틀린 오코넬 지음·이선주 옮김·현대지성·1만8000원
동물도 의례를 행하며 산다. 30여년간 야생동물을 연구한 행동생태학자가 인사, 집단, 구애, 선물, 소리, 무언, 놀이, 애도, 회복, 여행 등 10가지 의례 행동을 분석했다. 인간들의 ‘관계 맺기’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컬러 오브 아트
클로이 애슈비 지음·김하니 옮김·아르카디아·3만3000원
고대벽화부터 현대미술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명화 80점을 통해 미술사에서 색의 의미를 짚었다. 작품 해설에 물감과 기법의 발전 과정, 색채 심리학 등을 녹였다. 명화 속 색을 뽑아낸 컬러코드 팔레트도 인상적이다.
<임소정 기자 sowha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