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잡았다!’, ‘나는 아직 한 마리도 못 잡았어.’
매서운 겨울바람 부는 얼음 위에서 강태공들이 저마다의 환호와 탄식을 내뱉는다. 전국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얼음만큼 차가워진 손으로 낚싯대를 잡고 얼음 구멍 속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강원도 화천군 화천천에서는 지금 대표 겨울 축제인 ‘2023 얼음 나라 화천 산천어축제’가 한창이다. 코로나19로 3년 만에 돌아온 축제다. 흩날리는 눈발과 뿌연 미세먼지도 참가자들의 열정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들의 열기가 빙판을 녹일 듯 뜨거웠다.
2003년 처음 열린 화천 산천어축제는 2006년부터 2019년까지 13년 연속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겨울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화천군은 이번 축제를 위해 전국에서 171t, 100만마리가 넘는 산천어를 공수했다. 지난 1월 7일 개막 이후 12일까지 모두 42만명이 찾아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사진·글 성동훈 기자 zenism@kyunghyang.com>